‘황금연휴’에 인파 몰린 관광지…사회적 거리두기 얼마나 지켰나?

김태언 기자 , 신지환 기자 입력 2020-05-05 17:37수정 2020-05-0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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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마지막 날이자 어린이날인 5일 오후 2시 40분경 서울 송파구 잠실롯데월드. 매표소 앞 대기선 바닥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한 노란 테이프가 2m 간격으로 붙어있었다. 하지만 매표소 앞에만 150여 명이 몰리며 무용지물이 됐다. 한 안전요원이 “간격을 벌려 달라”며 간곡히 요청하자 잠시 거리를 벌리긴 했지만, 인파가 밀려들며 금새 다시 다닥다닥 붙어버렸다.

지닌달 30일부터 시작된 황금연휴 동안 전국 관광지와 놀이공원 등은 가족이나 친구 단위로 나들이에 나선 시민들로 6일 내내 북적거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위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를 하루 앞두고, 대다수 시민들은 마스크 착용 등에 신경 쓰며 질서를 지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날씨도 더워진데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며 허점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 인파 몰린 관광지…거리두기 다소 느슨

특히 롯데월드나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 등은 연휴에 어린이날까지 끼면서 가족들의 방문이 크게 늘었다. 대다수 놀이기구들이 하루 종일 100명 넘게 줄을 서곤 했다. 대부분 마스크를 끼고 접촉에 조심했지만, 마스크를 벗으려 칭얼대는 아이들에 애를 먹는 모습도 적지 않았다. 한 놀이기구 앞에서 만난 김다혜 씨(27·여)는 “조심스럽긴 한데, 틈을 노려 새치기하는 이들도 없지 않아 줄 간격이 제대로 지켜지질 않았다”고 했다.


전국 관광지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호황을 맞았다. 제주도관광협회는 지난달 29일부터 5일까지 제주를 찾은 방문객은 19만3000여명으로 집계됐다. 당초 예상했던 17만9000여 명보다도 약 7.8%가 많았다. 강원도는 연휴 기간 동안 30만 명 이상 관광객인 찾아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선군에 있는 한 리조트는 4일 하루를 제외하고 연휴기간 내내 100% 객실이 찼다고 한다. 4일도 객실 이용률은 50%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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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이 몰려들며 유명 식당들도 놀이공원만큼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속초관광수산시장은 고객들이 몇 백 미터씩 줄을 서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제주에 있는 A 식당은 “코로나19로 웬만하면 서로 거리를 두고 대각선으로 앉길 권유해왔다. 하지만 연휴 동안은 너무 손님이 많아 예전처럼 붙어 앉아 식사했다”고 전했다.

● 성숙한 시민의식…대부분 마스크 착용
제주특별자치도가 4월29~5월5일 황금연휴 제주에 관광객 18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제주국제공항 도착장에 있는 돌하루방에 마스크를 씌웠다. 제주도는 공항 도착장 2곳을 비롯해 공항 주차장 등 주변 9곳, 제주시 해태동산 2곳과 주요관광지 돌하루방에 마스크를 씌울 계획이다.(제주도 제공) © News1

이렇게 어려운 여건에도 대다수 시민들은 성숙한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5일 경기 고양시의 한 대형쇼핑몰은 개장 1시간 만에 준비한 어린이용 장난감 카트 30대가 전부 동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다들 서로를 위해 배려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특히 어린이와 동행한 부모들은 마스크 착용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유모차에 짐가방까지 짊어져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대부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4살 아들과 외출한 백슬기 씨(34·여)는 “아이와 밖에 나온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코로나19 사태도 조금씩 안정기에 접어들어 아이 선물을 사러 나왔다”며 “다들 안전을 위해 마스크도 쓰고 접촉도 조심하는 편인 것 같다”고 했다.

쇼핑몰이나 대형마트 등 내부에 있는 시설들은 발열검사 등 방역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었다. 강원 강릉시 안목해변 커피거리에 있는 업소들은 고객들을 위한 손세정제를 마련하고, 휴대전화용 알콜 솜을 나눠주기도 했다.

제주도는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 방침과 달리 기존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너무 많은 관광객이 다녀가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제주공항과 제주항, 관광지 등을 중심으로 방역체계를 현행 유지하고 공공시설 개방 시기도 늦출 예정이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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