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괴롭힘, 아빠에 신고?”…직원 울리는 가족회사 갑질

뉴시스 입력 2020-05-05 16:10수정 2020-05-0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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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안 드는 직원, 가족들이 왕따시켜"
"나이 많은 직원에 폭언 일삼고 윽박질러"
근로기준법 안 지키고 임금 떼먹는 경우도
"체불임금진정·모욕죄 등 노동청 신고가능"
“사장, 사장 친동생, 사촌동생 등 직원 절반이 사장의 가족과 친구입니다. 다른 가족들도 있는데 출근은 안 하고 직원으로 등록해 월급만 받아갑니다. 사장은 회의 시간에 ‘나는 독재이니 꼬우면 나가라’고 대놓고 말합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은 가족들이 왕따를 시켜 결국 내보냅니다. 5년 넘게 일했는데 말 한마디로 나가라고 합니다.”

“직원들이 다 같이 밥을 먹는데 설거지는 가족 말고 다른 직원들만 합니다. 모든 쓰레기 분리수거도 직원들만 시킵니다. 나이가 많은 직원한테 폭언을 일삼고 ‘토 달지 말고 시키는 대로 하라’고 윽박지릅니다. 팀장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해도 대표이사가 큰아버지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성인의날, 부부의날 등이 있는 5월 ‘가정의 달’에도 가족회사 갑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5일 밝혔다.


이 단체에 따르면 사장부터 총무까지 임원과 인사부서를 장악한 일부 가족회사는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들을 따돌리고 괴롭힌 다음 내보내고, 낙하산으로 들어온 처제가 오래 일한 직원들을 무시하고 모욕을 주는 등 방식의 직장 내 갑질을 일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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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려고 해도 아들을 아빠에게, 며느리를 시아버지에게 신고해야 하는 가족회사 구조의 특성상 대부분의 직원들은 갑질에 시달려도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는 사업주 외에도 사업경영담당자, 그 외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해 사업주를 위해 행위하는 자가 포함된다. 사용자인지 여부는 부장·과장 등 형식적인 직명에 따를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직무 실제에 의해 판단돼야 한다.

가족회사의 경우 사업주의 친인척은 인사·급여·후생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지휘 및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일정한 책임과 권한을 사업주로부터 위임받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직장 내 괴롭힘 행위자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인 경우 지방고용노동관서 근로감독관이 직접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조사·판단한다는 것이 이 단체 설명이다.

직장갑질119 윤지영 변호사는 “사업주의 친인척도 사용자로 볼 수 있는 만큼 사업주의 친인척이 괴롭힌 경우에도 노동청에 신고하고 근로감독관이 직접 조사·판단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또 친인척 회사는 갑질에 더해 연차휴가,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등 근로기준법을 지키지 않고 임금을 떼먹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가족들을 직원으로 등록해놓고 출근하지 않으면서 월급을 받아가거나, 사장 동생이 근로자 대표로 공휴일 연차 대체 서면합의를 해 연차를 쓰지 못하게 하지만 대부분 노조가입률이 0.1%인 30인 미만 사업장이어서 이를 감시할 노동조합도 없다.

직장갑질119는 “가족회사에서 연장근로수당 등 근로기준법이 정한 임금을 주지 않으면 노동청에 체불임금진정을 낼 수 있다”며 “부당한 인사발령을 당하면 사업장 관련 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구제신청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출근하지 않는 친인척에게 월급을 준다면 업무상 횡령, 배임 등으로 신고할 수 있고, 폭언·모욕·협박은 명예훼손 및 모욕죄로 신고할 수 있다”며 “고용노동부가 가정의 달을 맞아 5월 한 달 동안 ‘가족 갑질 익명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근로감독을 벌인다면 조금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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