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GP 총격 뭉개는 北… 또 그냥 넘기면 9·19합의 휴지조각 된다

동아일보 입력 2020-05-05 00:00수정 2020-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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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아군 최전방 감시초소(GP)에 총격을 가한 지 이틀이 지나도록 묵묵부답이다. 우리 군이 그제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대북 전화통지문을 보냈지만 북한은 어제까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 대신 선전매체를 내세워 우리 군의 F-35와 글로벌호크 도입에 대해 “북침 전쟁준비를 위한 무력 증강과 군사적 대결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그동안 잇단 미사일 도발로 군사적 긴장 완화라는 9·19 군사합의 정신을 위반했다. 작년 초 북-미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거부로 공동 유해 발굴이나 GP 추가 철수 같은 군사합의 이행도 아무런 진척 없이 멈춰선 상태다. 다만 군사분계선(MDL)과 북방한계선(NLL) 일대에 완충지역을 설정하고 무력 사용과 적대행위 중지를 약속한 핵심 조항은 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큰 훼손 없이 유지돼 온 것도 사실이다.

이번 GP 총격은 그 군사합의의 핵심을 정면으로 건드린 실질적 위반이다. 북한은 작년 1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서해 완충수역인 창린도에서 해안포 사격훈련을 실시했다. 북한이 이 사실을 보도한 뒤에야 국방부는 “우리 군도 해안포 사격 때 음향을 포착했었다”고 공개하고 대북 항의문을 보냈다. 하지만 아무런 답을 듣지 못한 채 유야무야 넘어갔다.


이번에도 북한은 대충 넘어가겠다는 속셈인 듯하다. 우리 군은 ‘우발적 총격’ 쪽에 무게를 싣고 있고 설령 그렇다 해도 북한군에선 검열 소동이 벌어져야 마땅한 일인데 총격 후에도 일상적 영농 활동이 이뤄지는 등 특이 동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북한이 상황 관리에 치중하면서 우리의 항의를 무시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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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거듭된 도발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온 지 오래다. GP 총격도 김정은 잠행 후 재등장과 함께 도발을 감행했던 그동안의 패턴대로 더 큰 도발을 위한 예비행위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오판을 막기 위해선 제대로 따져야 한다. 이번에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넘어간다면 9·19 합의는 진짜 휴지조각이 되고 만다.
#9·19 남북 군사합의 위반#북한#gp 총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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