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기에 등교 고3, 방역 어려운 저학년 ‘불안’…싱가포르 답습 우려

박재명기자 , 김수연기자 입력 2020-05-04 21:34수정 2020-05-0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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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례 연기와 온라인 개학을 거쳐 72일 만에 전 학년 등교 수업이 결정됐다. 하지만 여전히 해결할 과제가 많다는 의견이다. 우선 13일 이뤄지는 고3 등교가 감염병 전문가나 학부모들의 의견보다 다소 이른 건 불안요소다. 그만큼 철저한 방역 준비가 필요하다. 교실 내 방역 가이드라인을 정비해야 개학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난 싱가포르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 ‘잠복기’에 등교하는 고3

4일 교육부의 등교 수업 발표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고3이다. 이들은 부처님오신날(4월 30일)부터 어린이날(5월 5일)에 걸친 6일의 황금연휴가 끝난 이후 8일 만에 학교에 간다. 통상 코로나19의 잠복기로 여겨지는 기간은 14일이다. ‘숨은 감염자’의 잠복기가 끝나기 전에 교실로 모이는 셈이다. 등교 관련 자문을 맡은 한 방역 전문가는 “고3을 포함해 등교 시점은 5월 연휴 이후, 최소 14일이 지난 시점이 적절하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 교육부는 이 같은 방역 전문가의 의견을 인정하면서도 “방역당국이 고3은 진로 진학 준비를 고려해 (연휴 이후) 7일 경과 시점부터 등교수업이 가능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만약 고3에서 감염 사례가 나온다면 비판 여론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미 고3 학생과 재수생의 학습 격차가 크다는 불안이 커진 상태라 고3부터 개학하는 것”이라며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0명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고3 등교가 13일로 결정되면서 12일로 예정됐던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는 14일 등교 시험으로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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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학년 등교와 ‘자율 결정’도 우려

상대적으로 방역이 어려운 초등학교 저학년이 우선 등교하는 것도 방역 보완이 필요하다. 초교 1, 2학년과 유치원생은 고3 등교 이후 1주일 지난 20일 등교한다. 서울 강서구의 초2 학부모 윤모 씨(42)는 “아들이 학교에 있는 내내 마스크를 제대로 쓰고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조차 “(초등학교) 저학년의 방역이 고학년이나 중고교생보다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는 이날 등교 형태를 다양화해 학교 내 감염을 막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학년 및 학급별 시간차 등교, 원격수업과 등교수업 병행, 학급 단위의 오전 오후반 시행 등이다. 이렇게 되면 같은 학교라도 반마다 등교 시간이 오전 9시, 10시로 다르거나 1반은 원격수업을 하고 2반은 등교수업을 하는 식의 다양한 운영이 가능해진다. 경기지역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온라인 개학 때도 학교별로 각자 플랫폼을 결정하도록 해 혼선이 적지 않았다”며 “이번엔 보다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현실적인 매뉴얼’ 준비해야


교육당국이 등교 수업을 선언했지만 구체적인 방역 가이드라인은 확정되지 않았다. 일선학교는 명확하고 현실적인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교육부는 교실 내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사용을 자제해야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무더위가 예고된 상황에서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경기 과천시의 학부모 정모 씨(48)는 “더운 여름에 에어컨도 안 켜둔 교실에서 마스크를 벗지 않고 수업들을 학생이 얼마나 되겠느냐”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이런 부분을 감안해 새로운 지침을 내놓을 예정이다.

확진자 발생 이후의 처리와 급식 등도 현실적 기준이 필요한 문제다. 실제 싱가포르는 등교개학 후 유치원 등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자 2주 만에 개학을 철회했다. 서울의 한 고교 교장은 “정부는 급식실에 가림판을 설치하라고 하지만 식사 끝날 때마다 판을 닦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현실적인 매뉴얼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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