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들이는 합당…미래한국, 통합당에서 아예 分家하나

뉴시스 입력 2020-05-04 08:28수정 2020-05-0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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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한국, 합당이냐 독자생존이냐 이해득실 저울질
통합당 지도체제 내홍 깊어지면서 합당 추진도 지연
미래한국당이 총선 후 즉각 합당하는 대신 독자 생존의 길을 모색하게 될 가능성이 열리면서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을 넘어 별도 교섭단체로서 원내 역할을 격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통합당과의 합당이 지지부진하자 정치권에서는 미래한국당이 총선을 앞두고 비례용 임시정당으로 설립된 가설정당에서 자생력 있는 원내정당으로 변모할 가능성을 낮지 않게 보고 있다.

비례대표 정당인 미래한국당의 독자 생존 모색은 통합당의 새 지도체제를 둘러싼 내홍이 장기화되는 것과 맞물려 있다.


통합당이 당 지도제체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하기로 가닥을 잡고,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건을 전국위원회에서 통과시켰지만, 당 내 일부 반발과 김 내정자의 수락 거부로 비대위 구성이 지연되면서 ‘형제 정당’간 합당 추진도 차질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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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정당과의 합당 문제는 전당대회에서 결정할 사안이지만 황교안 대표가 사퇴했고 심재철 원내대표 겸 대표권한대행이 차기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하는 등 지도부가 사실상 와해된 상태에서 전당대회는 불가능하다.

전당대회 소집이 곤란한 경우에는 전국위원회가 전당대회 기능을 대행하면서 전당대회 회부 안건의 심의·의결을 할 수 있으나, 당내 조직적인 보이콧으로 지난번 상임전국위원회가 무산된 바 있다. 이어 당 지도부가 다시 상임전국위 소집을 추진했지만 당내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전국위원회를 소집할 여건은 녹록지 않다.

차기 원내대표를 오는 8일 선출하더라도 당내 비대위 체제 전환과 조기 전대론을 둘러싼 갈등을 봉합하는 것이 우선이다. 당을 정비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 만큼 21대 국회 개원 전 합당을 장담할 수 없다는 말도 당 안팎에서 나온다. 미래한국당이 “한집이 되는 문제는 통합당이 새 지도부를 선출해야 책임감 있는 논의가 시작될 수 있는 것 아니겠나”라며 계속 여지를 두는 것도 이런 기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여대야소 정국에서 ‘슈퍼여당’에 맞서기 위해선 두개의 보수정당이 각각 교섭단체 지위를 획득, 범여권을 견제해야 한다는 논리도 여전히 무게가 실린다. 통합당의 내홍이 깊어질수록 모(母)정당과의 합당 대신 독자 생존에 갈수록 무게가 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래한국당의 ‘분가(分家)’는 실제로 현실화될 수도 있다. 4·15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17석)보다 더 많은 19석을 확보해 당선자 1명만 더 영입하면 교섭단체 지위를 얻게 된다. 21대 국회에서 민주당(163석), 통합당(84석)에 이어 원내 제3정당으로 입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원내 교섭단체가 되면 거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힘은 배가 된다.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국회부의장 2석을 모두 가져가고 상임위원장직 배분 등 21대 국회 전반기 원구성 협상에서도 유리하고 교섭단체에게 주어지는 별도의 경상보조금도 지급받게 된다. 특히 여당이 총선 후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이는 검찰개혁의 핵심 과제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추천위원 중 야당 몫 2명을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각각 1명씩 나눠서 추천할 수도 있다.

다만 통합당 내에서 ‘꼼수’ 논란을 의식해 미래한국당과의 합당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미래한국당에서도 비례대표 당선자 상당수가 통합당 인재로 영입되고도 향후 합당을 염두에 두고 미래한국당에 입당, 출마한 경우가 많아 합당이 지연되면 반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당내 최다선(5선)이 되는 정진석 의원과 3선의 하태경·장제원 의원 등도 “미래통합당은 개원 전에 자매정당인 미래한국당과 통합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합당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실상 하나인 두 당이 원내협상에서 이득을 얻기 위해 합당을 미루는 건 소탐대실이자 꼼수정치라는 비판이다.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김태흠 의원도 “여러가지 정치적 상황, 시기적 상황을 고려해야겠지만 반드시 합당해야 한다”며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선거 악법으로 인해서 기형적인 정당들이 탄생했기 때문에 다시 정상적으로 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합당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자 미래한국당은 4일 진화에 나섰다.

원유철 대표는 “통합당과의 합당 문제에 대해서는 워크숍 때 밝힌 입장과 변함이 없다”며 “통합당의 지도 체제가 정비되면 새로운 지도부와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해, 합당의 시기와 절차, 방식에 대해 협의해서 진행하겠다”며 오해를 불식시켰다.

다만 원 대표는 합당 시점이나 방식에 대해 “(통합당)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을 하면서 비대위원장을 할 수도 있고,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가 권한대행이 되어 비대위를 추진할 수도 있고, 그런 상황이 정리되면 말하겠다”며 “어떤 경우라도 지도체제가 정비가 되면, 당연히 ‘형제 정당’이므로 소통을 하고 충분히 협의해서 합당 방식이나 절차에 대해 의논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수진 대변인도 입장문을 내 “결혼을 위해선 고려해야 하는 최소한의 조건이 있다. 식장 규모나, 신접살림할 집의 평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최소한 신랑이나 신부가 결혼식장에 참석할 수 있어야 식을 올릴 수 있다”며 “한쪽이 아파 몸을 못 가누는데, 다른 한쪽이 혼자 식장에 들어갈 수는 없는 것 아닌가”라며 통합당에 화살을 돌렸다.

조 대변인은 “국회 일정이 늦어져서는 안 되기 때문에 일단 출발해놓고 통합 논의를 할 수도 있다는 ‘개문발차’를 설명한 바 있다. 등원이 늦어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 저는 생각한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선(先) 국회 시작이 독자 교섭단체 구성으로 바로 등식화되는 것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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