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긴급사용승인 ‘렘데시비르’…당국·전문가 왜 신중한가

뉴시스 입력 2020-05-03 07:52수정 2020-05-03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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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중증입원환자 치료 제한적 긴급사용승인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효능 입증에 한계
"가짜약보다 증상 호전 시기 31% 앞당겨" 연구
치명률을 낮춘다는 유의미한 근거는 아직 없어
전문가 "호전시기 단축 의미있지만 아직 섣불러"
미국 보건당국이 ‘렘데시비르(Remdesivir)’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제한적이나마 긴급 사용 승인을 하면서 국내에서도 관심이 집중됐다.

한국 방역당국 국내외 임상 연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효과가 입증된다면 특례 수입 절차를 통해 이른 시간 안에 물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임상 호전 시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중간 임상 결과만으로 의미가 있다면서도 아직 치명률을 낮출 수 있는지 추가 연구가 진행 중인 만큼 추가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게 당국과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치료제로 관심 받는 ‘렘데시비르’는 어떤 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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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1일(현지 시간) 렘데시비르에 대해 중증 이상 코로나19 환자에 한해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제조사인 미국 제약회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이하 길리어드)는 이달 말까지 14만명분, 올해말까지 100만명분의 렘데시비르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2일 “관계당국과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하고 전문가들과 논의해서 렘데시비르의 임상시험결과에 대한 정리, 국내에 유사시 특례 수입 절차의 빠른 진행 등에 대해 충분히 대비하고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도 의약품 유효성 및 안전성 심사를 간소화하는 ‘특례 승인’ 제도를 활용해 일주일 이내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가 10년 전인 2009년부터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해 온 항바이러스제다. 하지만 에볼라의 경우 다른 치료제에 비해 효능이 떨어진다는 결과가 나와 아직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치료제로 공식 승인된 적은 없다.

대신 이후 실험실 연구를 통해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등 병원체에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코로나19 치료제로도 관심을 모았다.

길리어드에 따르면 길리어드는 올해 1월 중국 당국에 렘데시비르를 제공했고 2월에는 베이징 중일우호병원 의료진 주도로 렘데시비르 임상 3상이 우한시 진인탄병원에서 시작됐다고 알려졌다.

현재 미 국립보건원(NIH) 주도로 미국 포함 전 세계 10개국 67개 기관에서 렘데시비르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서울대병원이 NIH 협력기관 자격으로 연구에 참여했다. 이외에도 길리어드가 신청한 임상 3상 2건 등이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증상 호전 시기 31% 빠르다”…“치료 효과 없다” 연구결과 공존

이런 가운데 FDA 긴급 사용 승인 전 미국 정부와 길리어드 사를 통해 렘데시비르와 관련해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29일 미국 NIH에 따르면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에서 2월21일부터 코로나19 환자 1063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렘데시비르 투약군이 회복하는 데 걸린 시간은 중앙값이 11일로 중앙값이 15일이었던 가짜약(플라시보) 투약군보다 4일가량 빨랐다. 렘데시비르 투약군의 회복 시간은 31%정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치명률은 렘데시비르 투약군이 8.0%, 가짜약 투약군은 11.6%였는데 이 결과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은 아닌 수치로 전해졌다. 즉, 실제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같은 날 길리어드는 중증 코로나19 환자 397명으로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시험명 SIMPLE)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렘데시비르를 5일간 투여한 환자(200명) 중 64.5%(129명), 10일간 투여한 환자(197명) 중 53.8%(106명)가 치료 시작 후 14일 만에 발열 및 산소 포화도가 정상화되는 임상적 회복 효과를 보였다.

해당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10% 이상에서 메스꺼움(5일 투여군 10%, 10일 투여군 8.6%)과 급성 호흡 부전(5일 투여군 6%, 10일 투여군 10.7%) 등 부작용이 발생했으며 3등급 이상의 중증 부작용인 간수치(ALT) 상승 환자는 7.3%였고 3%인 12명은 간수치 검사 결과 렘데시비르 치료를 중단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동료 평가(peer review·구성원간 서로 하는 평가) 없이 ‘실수’로 올렸다가 삭제한 연구 결과를 보면 중국에서 237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158명에겐 렘데시비르를, 79명에겐 가짜약을 투여한 뒤 경과를 지켜봤지만 임상적이거나 바이러스 치료와 관련해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결과가 담겼다.

◇식약처 “치료제로서 판단할 단계 아냐”…전문가 “추가 연구 기다려봐야”

미국 FDA가 긴급 사용 승인을 했지만 아직 한국 당국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 의약품 사용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일 “해당 의약품은 현재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어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안전성·유효성을 판단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국내외 임상시험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NIAID가 발표한 중간 결과에 대해서도 렘데시비르의 유효성 판단을 위해서는 각 군당 분석 대상자 수, 시험대상자 정보(증상발현 정도 등) 등이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긴급한 상황을 고려해 해당 의약품이 치료제로서 효능이 입증되고 기대 효과가 안전성을 상회한다고 판단되면 특례 수입 등을 통해 코로나19 환자에게 사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조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환자를 관리하는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입장도 비슷하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렘데시비르가 최초로 권위 있는 미국의 FDA 기관에서 긴급사용승인을 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방역당국에서도 인지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임상시험결과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영역이기 때문에 일부 사망률과 관련해서는 통계학적인 유의성에 대해서 좀 의문을 표시하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신중한 답변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달리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임상 호전 시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NIAID 연구 발표만으로도 효과가 있다면서도 실제 치료에 사용하기 위해선 임상 연구 결과가 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무작위 위약 대조 임상 시험이 과학적으로 가장 근거가 있는 임상 설계인데 (NIAID 연구 결과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임상 호전 기간 단축 효과를 나타냈기 때문에 이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면서도 “렘데시비르가 사망률을 낮추는지 연구는 따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효과가 없다는 얘기도, 있다는 얘기도 아니므로 (추가 연구 결과를) 기다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진범식 감염내과 전문의는 지난 3월23일 중앙임상위원회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렘데시비르는 에볼라 치료에서는 별로 효과를 보지 못했지만 시료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안전성은 그 실험을 통해 확보했다”며 “지금 있는 물질 중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가장 좋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신속히 임상시험을 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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