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제한 법제화-전국민 고용보험”… 與-한노총, 연대 본격화

송혜미 기자 , 황형준 기자 , 임현석 기자 입력 2020-05-02 03:00수정 2020-05-0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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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급 정책협의회 열어 공동선언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대회의실에서 제130주년 세계노동절을 맞아 열린 한국노총-더불어민주당 고위급 정책협의회에 참석한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앞줄 오른쪽)의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고용 위기에 대응해 해고를 제한하는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4·15총선 이후 여당과 노동계가 정책 공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과 한국노총은 근로자의 날인 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회관에서 고위급 정책협의회를 열고 고용 관련 입법과제를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와 윤호중 사무총장,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과 이동호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양측은 “근로자들의 일방적 희생만 강요했던 방식으로는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 위기를 올바로 해결할 수 없다”며 “한국노총과 민주당은 해고 남용 금지 및 총고용 보장을 위해 공동으로 협력하고 실천한다”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우리 사회에 큰 상처를 남긴 외환위기 때와 같은 상황이 절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게 고용 안정”이라고 강조했다.

○ 노동계 숙원 ‘해고제한법’ 포함



이날 양측은 고용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입법과제를 발표했다. 우선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시 정부 지원을 받은 기업들에 해고 금지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지난달 정부는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기간산업에 자금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고용 유지 노력’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앞으로도 고용 보장을 전제로 기업들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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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가 줄기차게 주장해 온 ‘해고제한법’도 상당 부분 반영됐다. 이에 따라 양측은 경영 악화로 사업을 지속할 수 없는 경우에만 정리해고를 할 수 있도록 법안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적자 상태가 아닌 기업도 장래 위기에 대응해 정리해고를 할 수 있는데 이를 막겠다는 것이다. 일정 인원 이상을 해고할 때 정부 승인을 받도록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재는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신고만 하면 된다.


이날 협의에 대해 4·15총선을 기점으로 여당과 노동계가 긴밀해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국노총은 2017년 5월 문재인 당시 대선후보와 정책협약을 체결하며 민주당과 정책연대를 맺었다. 하지만 노동 존중에 대한 공감대만 형성했을 뿐 구체적인 공동 행동이 뒤따르지는 않았다.

상징적 수준에 그쳤던 양측의 연대는 총선을 앞둔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당과 한국노총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노동 존중 정책협약을 구체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회의체를 구성했고, 올해 이를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양측은 이날 발표된 입법과제를 선정하기 위해 올들어 10여 차례 실무협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계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노동계 지지가 필요했던 여당이 정책연대의 내실화를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 청와대 ‘고용보험 확대’ 맞장구

총선 승리로 여당이 국회 주도권을 장악한 만큼 이날 발표된 입법과제는 21대 국회에서 상당한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2016년 경영상 해고 요건을 강화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20대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노동계에선 이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같은 내용으로 다시 발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노동계가 줄곧 강조한 고용보험 확대 필요성을 거론했다. 강기정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은 대통령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개최한 1일 정책세미나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을 갖추는 게 ‘포스트 코로나’의 과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일자리 정책이 좀 더 넓은 사회안전망 정책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 국민 고용보험 적용은 이날 여당과 한국노총의 공동 입법과제에도 포함된 내용이다.

청와대와 여당이 노동계 요구사항에 동의하고 나서자 재계는 “노동규제가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위기에도 다수 기업이 고용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법제화를 통해 기업을 압박하는 건 문제라는 반응이다. 박재근 대한상공회의소 산업조사본부장은 “초유의 사태 속에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마저 변화의 시기를 놓쳐 도산하면 근로자가 돌아갈 직장마저 사라진다”고 주장했다.

송혜미 1am@donga.com·황형준·임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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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한국노총#정책협의회#입법#해고제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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