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방서 자며 맞춤 관리… “아토피 걱정 줄었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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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6돌 맞은 수원 아토피센터… 목욕보습 등 전문가가 체계적 관리
입소문 나며 작년 4만5000명 찾아… 옥상정원선 화초 재배 체험도

경기 수원시 환경성질환아토피센터에서 전문의가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진찰하고 있다. 수원아토피센터는 어린이 아토피 환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치료를 한다. 수원시 환경성질환아토피센터 제공
경기 수원시 환경성질환아토피센터에서 전문의가 아토피피부염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진찰하고 있다. 수원아토피센터는 어린이 아토피 환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치료를 한다. 수원시 환경성질환아토피센터 제공
세종시에 거주하는 고혜원 양(7)은 생후 50일부터 얼굴에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나타났다. 고 양의 어머니 남성숙 씨는 10년간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딸과 함께 여러 병원을 찾았지만 별다른 치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상태가 악화돼 팔다리 등으로 질환이 번졌다. 하지만 희망이 생겼다. 우연히 수원시 환경성질환아토피센터(센터장 이수영 아주대 교수)가 운영하는 ‘아토피 맞춤형 관리’ 프로그램 등에 참여하면서 상태가 호전됐다. 고 양은 1년간 맞춤형 관리와 목욕보습 상담, 편백나무탕 체험 등을 받았다. 남 씨는 “아토피를 걱정하지 않고 어린이집에 보낼 정도로 좋아졌다”고 말했다.

‘아토피 제로(0)’ 도시를 표방하며 출범한 수원아토피센터가 28일 개관 6주년을 맞는다. 수원아토피센터는 2014년 환경부와 경기도, 수원시가 힘을 합쳐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심형 아토피센터로 문을 열었다. 예산 150억 원이 투입됐다. 현재 아주대의료원이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수영 센터장은 “아토피 피부염은 전 세계 인구의 약 20%가 앓는 대표적인 환경성 질환 중 하나”라며 “수원아토피센터는 전문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질환을 스스로 극복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28일 개관 6주년을 맞는 수원시 환경성질환아토피센터.
28일 개관 6주년을 맞는 수원시 환경성질환아토피센터.
광교산 인근에 자리 잡은 수원아토피센터는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2548m² 규모로 지어졌다. 편백나무와 단풍나무, 황토벽돌 등 친환경 건축자재를 사용했고 녹색건축인증도 받았다. 휠체어가 문턱 등 구조물에 지장을 받지 않고 원하는 곳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장애물이 없는 생활환경(BF) 인증도 받았다.

본관 1층에는 108석 규모의 대강당과 식당, 사무실 등이 있다. 내부는 편백나무 등 친환경 건축자재로 마감했다. 2층에는 맞춤형 환자 관리실과 진료실, 전문교육실, 샤워실 등 아토피 완화치료를 위한 맞춤형 서비스 공간이 배치됐다. 벽면은 황토와 짚, 찹쌀풀 등으로 황토벽을 만들었고 바닥은 단풍나무로 마감 처리했다.

예약한 환자가 센터를 방문하면 전문 간호사가 상주한 맞춤형 관리실로 안내한다. 이곳에서 질환에 대해 기초 검사를 진행하고 주변 환경, 습관 등을 상담한다. 이후 전문의로부터 아토피 질환 등에 대한 심층진단과 상담을 받는다. 교육실에서는 환경교사와 영양사가 치료에 필요한 목욕보습과 약물 사용, 식품영양 등을 알려준다. 강구민 수원아토피센터 운영팀장은 “미리 병력조사를 마치고 최대 120분간 체계적인 맞춤형 아토피 치료를 한다”고 말했다.

3층은 숙박시설로 환자와 가족들이 체류하는 곳이다. 2인실 17개와 4인실 4개 등 21실이 마련된다. 숙박시설은 황토벽을 만들고 황토벽지를 붙였고 바닥은 콩기름을 바른 황토 한지 장판을 깔았다. 욕실엔 편백나무로 만든 욕조가 놓였다. 옥상에는 정원과 텃밭을 마련해 화초와 채소 등을 심고 교육 프로그램에 활용한다. 태양광 발전기도 설치해 전체 전력량의 약 30%를 충당하고 있다.

이용자는 매년 늘고 있다. 2014년 이용 환자는 1만282명이었으나 지난해 4만5810명으로 4배 이상으로 늘었다. 수원아토피센터는 아토피 치료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어린이 가족 등에게 필요한 의료, 교육, 복지 등의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한다. 아토피 질환으로 심리적으로 위축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린이를 위한 미술놀이, 숲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식이다. 멀리 떨어진 지역의 어린이들을 위한 ‘찾아가는 아토피 예방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아토피 질환 치료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예방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알려 어린이 질병 예방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lkj@donga.com
#수원아토피센터#개관 6주년#경기도#아토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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