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인도적 지원’ 다시 손내민 韓美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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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트럼프 30분간 통화… 대북지원-방역 협력 원칙 재확인
트럼프 “김정은의 좋은 메시지 받아”… 北 “최근 어떤 편지도 보낸것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인도적 대북 지원 원칙을 재확인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좋은 메시지(nice note)”를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4·15총선 결과에 대해 문 대통령에게 “큰 승리를 거둔 것”이라고 했다. 이날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으로 30분간 이뤄졌다. 문 대통령에게 “내 친구(my friend)”라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에게 총선 결과를 보고받고 21대 국회 의석 상황을 담은 도표에 “축하합니다. 대단한 승리(A great win)”라고 적은 친필 사인 사진을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전달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크게 감소하는 등 사정이 호전된 것이 총선 승리에 큰 도움이 됐다”며 “(미국도) 가까운 시일 안에 진정돼 트럼프 대통령이 큰 관심을 두고 있는 경제 재건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빨리 오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한미 정상이 총선 직후 북한에 대한 코로나19 지원 원칙을 거듭 강조하면서 방역 협력을 통해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4·27 판문점 선언 2주년을 맞아 대북 메시지를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를 언급하며 “따뜻한 편지”라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 이후 가진 백악관 브리핑에선 “최근 (김 위원장으로부터) ‘좋은 메시지’를 받았다”며 “우리는 북한과 잘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 외무성 대외보도실장은 19일 오후 담화를 내고 “미국 대통령에게 그 어떤 편지도 보낸 것이 없다”며 “조미(북-미) 수뇌들 사이의 관계는 결코 아무 때나 여담 삼아 꺼내는 이야깃거리가 아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메시지를 공개한 데 불쾌감을 표출하며 신경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은 16일(현지 시간) 괌에 전진 배치된 B-52H 전략폭격기 5대를 미 본토로 철수시켰다. 일각에선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내려는 시도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문재인 대통령#도널드 트럼프#대북 지원#4·15총선#판문점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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