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지도부 붕괴…유승민 홍준표 안철수까지 다 모으나

뉴스1 입력 2020-04-16 11:10수정 2020-04-1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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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14일 경기도 안산시 하모니마트 사거리에서 박순자 단원구을 후보 지원 거리 유세를 하고 있다. 2020.4.14 © News1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몰락에 가까운 총선 참패로 흔들리고 있다. 지역구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의석의 절반 수준을 확보하는데 그쳤고 비례대표 의석을 합치더라도 개헌저지선을 간신히 지키는 수준이다.

지도부를 포함해 당의 얼굴이었던 중진급 현역의원들이 그야말로 궤멸하면서 당장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이 불가피해졌다. 탈당파 무소속 당선자는 물론 범야권의 안철수 대표까지 포함한 ‘2차 야권통합’이 필요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4·15 총선에서 통합당과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총 의석은 103석으로 집계됐다. 2000년 이후 보수진영 1당 의석이 120석 밑으로 내려간 것으로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민주당은 180석을 확보하며 전례없는 공룡 여당으로 재탄생했다.

압도적인 패배도 뼈아프지만 당 지도부 대부분이 생환에 실패하면서 통합당은 풍전등화의 상황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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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에서 이낙연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과 맞붙은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전날(15일) 일찌감치 패배를 통보받았고 5선의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경기 안양동안을)도 초선인 이재정 민주당 의원에게 지역구를 내줬다.

이번 총선에 차출된 당 최고위원들도 고배를 마셨다. 경기 수원을에 출마한 정미경 위원은 백혜련 민주당 후보에 밀렸고 신보라 위원도 윤후덕 민주당 후보의 3선을 막지 못했다. 여기에 통합 과정에서 당에 합류한 김영환 위원(경기 고양병)과 이준석 위원(서울 노원병)도 국회 입성에 실패했다. 금배지를 거머쥐는 데 성공한 사람은 조경태 위원(부산 사하을)뿐이다.

여기에 통합당의 얼굴인 거물급 인사들까지도 민주당 후보들에게 제압당했다.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 광진을에서 청와대 대변인 출신의 고민정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고 나경원 의원도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동작을을 이수진 민주당 후보에게 내줬다. 자유한국당 시절 비대위원장을 맡았던 김병준 후보도 세종을 지역에서 2위에 머물렀다.

총선 참패 상황 속에서 지도부와 차기 지도부급 인사들의 국회 입성도 물거품이 되면서 통합당은 향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 당 재건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황 대표는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전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저는 이전에 약속한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며 “모두 대표인 제 불찰이고 제 불민이다. 모든 책임은 제가 짊어지고 가겠다”고 밝혔다.

황 대표의 사퇴로 심 원내대표가 권한대행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만 심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 대부분이 낙선한 상황에서 당을 이끌만 한 동력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통합당에 남은 선택지는 비대위 구성 밖에 없다. 하지만 당장 비대위원장을 맡을 인사도 마땅히 떠오르지 않는다. 통합당 선거를 이끈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역할론을 기대하는 의견도 있지만 김 위원장은 자신의 역할은 끝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비대위원장 등 직책을 맡을 의사가 있냐는 질문에 “선거가 끝나면 깨끗이 일상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며 “(역할에 대한 요청이 오더라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김 위원장이 끝내 비대위원장직을 고사하더라도 통합당에게는 전당대회가 열리는 7~8월 전까지 비대위를 출범, 총선 패배를 수습해야 할 중대 과제가 놓여 있다. 일단 당내 분위기를 정리하고 차기 대선을 바라볼 새인물 찾기에 나서야하기 때문이다.

향후 통합당 지도부로는 생환한 무소속 중진 인사들이 유력하다. 우선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 신분으로 승리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당에 복귀할 것으로 점쳐진다. 공천과정에서 탈락한 뒤 “당으로 돌아가 모두 바꿔놓겠다”고 언급해온 바 있어서다. 19대 대선에서 보수진영 대표주자였던 만큼 차기 대선을 바라보고 당대표를 노릴 가능성이 크다.

컷오프(공천배제)를 극복하고 생환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과 윤상현 의원(인천 동구·미추홀을),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 등도 차기 지도부 구성 과정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진급 인사들이다.

유승민 의원의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아직까지 통합당 내에서 유 의원의 영향력이 크진 않지만 이번 총선에서 유승민계로 불리는 후보가 7명 당선되면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개혁보수 이미지와 대선주자로 뛰었던 경험이 있어 당 재건에 필수적인 혁신 과정에서 전면에 나설 수도 있다.

유 의원 본인도 당내에서 역할을 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무거운 마음으로 받아들겠다.저희들이 크게 부족했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보수의 책임과 품격을 지키지 못했다”며 “백지 위에 새로운 정신, 새로운 가치를 찾아 보수를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번 총선에서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박수현 민주당 후보를 또다시 꺾고 5선 중진 의원으로 도약한 정진석 통합당 의원도 차기 당 지도부로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통해 안철수 대표를 통합당 전면에 세우자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대구 수성갑에서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꺾고 승리한 주호영 통합당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빨리 합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많은 당원들이나 국민들이 ‘힘을 합쳐서 대응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안 대표와 우리 당이 가진 생각의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며 “안 대표가 정치적 포부를 펴기 위해서라도 작은 차이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개혁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하시지만 본인이 와서 하면 되지 않느냐”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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