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항모 서태평양行… 美이지스, 中해역 항해… 코로나 갈등 美-中, 군사긴장도 고조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美 “WHO가 대만 경고 무시” 비판에
WHO “사람간 전염 언급 없어” 반박… 대만, 통지문 전격 공개하며 재반박
코로나19 확산 책임론 둘러싸고 美-대만 vs 中-WHO 대결 구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책임론을 둘러싼 미국-대만과 중국-세계보건기구(WHO)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 항공모함이 서태평양으로 진출하고 미군 이지스함이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 중국 쪽 해역을 항해하는 등 대만 주변의 미중 군사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천스중(陳時中) 대만 위생복리부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2월 31일 WHO에 대만 정부가 보낸 통지문을 공개했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 이례적 폐렴이 최소한 7건 보고됐다. 환자들이 격리 치료 받고 있다”는 내용이다.

미 국무부는 9일 “대만이 ‘사람 간 전염이 의심되는 폐렴이 발생했다’고 경고했었다는 사실을 WHO가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WHO가 10일 “사람 간 전염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고 반박하자 대만 정부가 통지문 전문을 공개한 것이다.

통지문에는 ‘사람 간 전염’이라는 직접적 표현은 들어있지 않다. 천 부장은 “격리 치료가 어떤 상황에서 필요한지 전문가나 의사는 누구나 안다. 이를 경고로 부르지 않으면 무엇을 경고라 부르겠느냐”며 “대만은 분명히 사람 간 전염 의심을 경고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WHO를 친중(親中) 성향이라고 비난하면서 공격하는 상황에서 대만이 미국을 지원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중국 항공모함 랴오닝(遼寧)함이 이끄는 항모전단 6척이 11일 대만 동북부인 일본 오키나와섬과 미야코섬 간 해협을 통과했다고 일본 NHK와 대만 중앙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사일 구축함, 미사일 호위함 2척, 고속 전투지원함으로 이뤄진 항모전단은 서태평양으로 향했고 대만 동부 해역 바깥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랴오닝함 항모전단이 미야코 해협을 지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4번째다. 지난해 6월 랴오닝함은 미야코 해협을 지나 태평양에 진입해 미군 부대가 있는 괌까지 항해한 뒤 대만해협을 통과해 북상했다.

10일에는 미군 제7함대 소속 이지스 미사일 구축함 배리함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면서 중국과 대만 간 중간선에서 중국에 가까운 해역을 지났다. 중간선은 사실상 중국-대만 간 휴전선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를 넘어간 것은 중국 시각에서는 도발적인 조치다. 미국은 중국 군용기가 중간선을 넘어 대만 쪽으로 갔을 때 “지역 안정을 해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중국군은 같은 날 훙(轟·H)-6 폭격기, 젠(殲·J)-11 전투기와 공중경보기가 대만 서남 해역에서 장거리 비행 훈련을 펼치며 무력시위를 벌였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코로나19#확산 책임론#미국#대만#중국#who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