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발주 가뭄’… 먹구름 몰려오는 조선업

김도형 기자 입력 2020-04-13 03:00수정 2020-04-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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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1분기 세계 선박 발주 71% 급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여행·항공업 등에 비해 직접적인 영향권에서 다소 비켜나 있던 산업에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조선업은 가동 중단 사태를 피하는 등 생산 활동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지만 올해 기대했던 수주량 회복에 빨간불이 들어온 모습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인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올 1분기(1∼3월) 전 세계의 선박 발주는 233만 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에 그쳤다. 2018년 1분기 1083만 CGT였던 수주가 지난해 810만 CGT로 25.2% 줄어든 데 이어 올해는 또 지난해에 비해 71.2% 급감한 것이다.

이 같은 선박 발주 가뭄은 코로나19에 따른 우려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선주들이 선뜻 대형 선박 발주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가 세계적으로 확산된 지난달의 경우 선박 발주의 상당수가 코로나19 사태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있는 중국의 자국 내 발주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 경기 침체 속에서도 국내 조선3사가 수주를 싹쓸이하다시피 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경우 올 1분기 한 척도 발주되지 않았다.

한국 조선업계는 지난해에도 시황 회복을 기대했지만 미중 무역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 증대로 기대에 못 미친 수주 성적표를 받아야 했다. 올 초만 해도 수주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나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수주 절벽 위기에 처한 것이다. 실제로 클라크슨리서치는 지난해 9월만 해도 올해 선박 발주가 1300척 이상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지난달에는 756척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선박 발주 987척보다 23.4% 감소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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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은 선박을 수주하고 나서 1년 정도 뒤에 실제 생산 활동에 들어가 당장 올해 선박 건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 하지만 2분기(4∼6월) 이후 연말까지의 수주로 초반의 부진을 만회하지 못하면 내년 이후 실적에 타격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또 발주 가뭄으로 선박 가격 하락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와 더불어 국제 유가 급락으로 산유국도 줄줄이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한국 조선업이 기대했던 LNG선 관련 대규모 프로젝트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카타르 등에서 예정됐던 LNG 증산 프로젝트를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조선업계에서는 80척 규모로 예상되는 카타르의 LNG 프로젝트 등이 올해 수주를 이끌 것으로 기대해 왔다.

다만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타르 LNG 프로젝트 등은 단 건이 아니라 다양한 사업에서 수년에 걸쳐 다수의 선박 발주가 나오는 사업”이라며 “일부 프로젝트가 단기간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일 뿐 전반적인 수주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의 대표적인 후방산업인 철강업계 역시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해외 철강재의 국내 유입, 감산 검토 등으로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는 코로나19 사태에도 그동안 제품 출하에는 큰 영향이 없어 철강 제품 생산을 계속해 왔다. 해외 일부 철강사가 감산에 돌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생산량 조절이 쉽지 않은 고로 철강 제조의 특성상 세계적인 철강재 공급은 과도한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H형강의 수입이 2월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나는 등 건설용 철강재 시장에서 수입 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국에 쌓인 재고물량이 해외로 나오기 시작하는 신호탄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공장 가동 중단 연장 여부, 경기 하락에 따른 세계 자동차 판매 감소 상황에 따라 국내 주요 철강업체도 감산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코로나19#조선업#선박 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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