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박받던 제조업이 코로나 극복 숨은 영웅”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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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기재부차관 페북에 ‘반성 글’… “제조업 덕에 그나마 이 정도 버텨”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사진)이 ‘구박받는 제조회사와 종사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의 숨은 영웅이라고 평가해 주목을 끌고 있다.

김 차관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국 경제가 그나마 이 정도로 버티고 있는 데 대해 “방역의 성공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가 별로 자각하지 못한 우리 경제의 특성과 강점에 그 비밀이 있다”고 했다. 이번 위기로 각국 서비스업이 직격타를 맞았는데 한국은 서비스업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반면 제조업 경쟁력은 아직 높다는 것이다. 특히 김 차관은 천덕꾸러기 신세나 다름없었던 ‘풀뿌리 제조업체’들에 주목했다.

그는 “경제가 성장해 임금이 상승하고 일손이 부족할수록 (마스크 제조업체 같은) 공장을 국내에 두기란 쉽지 않다”며 “우리나라에 (마스크) 공장이 100여 개 있어서 그나마 마스크도 이 정도로 숨통을 돌릴 수 있었다”고 썼다. 이어 “코로나 위기는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공장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준다”며 “한때는 나도 공장과 축사, 거대 창고가 거주지와 너무 가까이 있어 눈살을 찌푸린 적이 있다. 왜 우리는 유럽 도시같이 깔끔하고 엄격하게 도시계획을 못할까 아쉬워하면서…. ‘무슨 (정책)보증을 10년씩 해주며 중소기업을 연명시켜 주나’ 목소리를 높인 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환경이나 입지 규제를 조금씩 어기거나 그만 보증을 졸업해야 한다는 구박을 받아가며 어떻게든 국내에 뿌리를 내리고 사업을 영위해 온 수십만 제조회사와 종사자들에게 한때의 내 짧은 생각을 반성하며 여러분이 우리들의 숨은 영웅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평소에도 국내외 경제 현안에 대한 견해나 정부 정책에 대한 소회 등을 페이스북에 자주 올리는 것으로 잘 알려진 관료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
#기획재정부#김용범 1차관#제조업#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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