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세 할머니, 12일만에 코로나 이겼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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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완치자 청도 황영주 할머니
“건강에 자신… 아들곁 돌아와 좋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인 90대 여성이 치료 12일 만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완치 판정을 받은 국내 확진자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다.

26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13일 청도군 각남면에 사는 황영주 할머니(97·사진)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포항의료원에서 치료를 받다 25일 완치 판정을 받고 귀가했다. 황 할머니는 평소 동네 노인복지센터를 자주 찾았는데 이곳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황 할머니는 아들 홍효원 씨(73)와 함께 자가 격리에 들어갔고 이후 선별진료센터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결과 황 할머니는 양성 판정을, 아들 홍 씨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홍 씨는 “당시 어머니와 이렇게 생이별을 한다는 생각이 들어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며 “어머니가 포항의료원에서 치료를 받는 동안 연락을 하지 못해 매우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아들의 걱정과 달리 황 할머니는 바이러스와 잘 싸워 나갔다. 포항의료원 관계자는 “집중 치료를 받던 12일 동안 황 할머니는 꾸준히 식사를 잘하셨고 건강하게 잘 버텨주셨다. 그래서 치료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황 할머니는 평소 산책하기를 좋아했다. 산책 덕분에 고령에도 불구하고 몸을 움직이는 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으며 나이를 고려할 때 청력과 시력도 좋은 상태다. 채식 위주로 식사하며 의약품은 위장약 정도를 복용한다. 부산 등에서 살던 황 할머니는 2002년 아들과 함께 자연과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어 청도로 이주했다. 황 할머니는 “공기가 맑은 곳에 살아서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다. 나를 걱정하는 아들 곁으로 돌아와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경북 경산시의 93세 할머니도 21일 치료 13일 만에 완치했다. 현재 포항의료원에서 치료를 받는 104세 할머니도 완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코로나19#최고령 할머니#완치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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