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장미의 계절… 경남도 “신품종 장미로 해외시장 공략”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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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농업기술원 화훼연구소… ‘햇살’ 등 다양한 품종 개발 활기
예쁘고 향기 좋아 일본인들 선호… 유럽-미주시장 겨냥한 실증시험도

경남도농업기술원 화훼연구소는 장미 신품종 육성의 산실이다. 황주천 소장(왼쪽 줄 끝), 안동춘 실장(오른쪽 줄 끝), 김선영 연구사(안 실장 앞)와 연구소 장미 육종팀. 경남농업기술원 제공
경남도농업기술원 화훼연구소는 장미 신품종 육성의 산실이다. 황주천 소장(왼쪽 줄 끝), 안동춘 실장(오른쪽 줄 끝), 김선영 연구사(안 실장 앞)와 연구소 장미 육종팀. 경남농업기술원 제공
“경남은 오래전부터 김해, 창원 마산 등지를 중심으로 장미와 국화 등 화훼류 (온실) 재배 기술이 뛰어났다. 장미 신품종 육성 분야는 전국 으뜸이다.”

경남도농업기술원 산하 화훼연구소 육종담당 안동춘 실장(53·농학박사)은 26일 “지난해 일본으로 수출한 국산 장미 80%는 우리가 개발한 품종이다. 장미 수출 확대는 물론 신품종 해외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분야에 대한 경남도의 관심과 투자도 남다르다. 장미는 경남도화(道花)다.

장미 육종 1번가인 화훼연구소가 만든 일본인 선호 품종 ‘햇살’과 ‘에그타르트’는 스프레이 장미다. 이는 줄기 하나에 꽃 4, 5송이가 피는 품종. 한 줄기에 큰 꽃 하나가 피는 스탠더드 장미와 구분된다. 세계적으로는 스탠더드 선호도가 훨씬 높다. 다만 일본이 한국에서 수입하는 장미만 스프레이가 90%를 차지한다. 스탠더드에 비해 노동력이 많이 필요해 자국 생산보다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한민국 우수 품종상을 받은 햇살은 전체 수출 60%를 차지할 정도로 일본에서 인기가 압도적이다. 장미꽃 상징 색상인 핑크 톤에다 향기는 은은하다. 꽃송이도 다른 스프레이 품종에 비해 굵다. 뭣보다 가시가 없어 생산·소비자가 다루기 편하다. 유통과정에서 상처가 나지 않는 장점도 있다.

2018년 2만 송이를 시범 수출했던 에그타르트는 지난해 10만 송이를 수출하며 새로운 유망품종으로 자리 잡았다. 이 장미는 노란색이며 병해충에 강하다.

장미꽃 운송 과정에서 흔히 발생하는 잿빛곰팡이병도 거의 없다. 다른 품종들과 달리 심은 이후 3년을 경과해도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는 장점이 있다.이 때문에 일반 외국 장미는 10송이 1묶음 국내 시장 경매가격이 4000∼5000원이지만 햇살은 5500원, 에그타르트는 6500∼7000원으로 비싸다.

황주천 화훼연구소장은 “지난해 일본 시범수출에서 호평을 받은 신품종인 ‘래리티’ ‘래미니스’ ‘미스틱’도 수출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가 개발한 장미 수출 비중이 더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일본 수출뿐 아니라 국내 시장에서도 스프레이 장미 선호도가 올라가고 있다. 장미 품종 육성은 황 소장과 안 실장, 김선영 연구사, 그리고 공무직 직원 등이 전담한다.

경남도농업기술원(원장 최달연)은 햇살과 에그타르트의 해외 진출 확대도 모색하고 있다. 일본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장미 수요가 급감했고 아프리카와 남미산의 시장 잠식으로 확장성이 작다고 봤다. 2010년 경남에서는 일본에 장미 370만 송이(19억 원)를 수출했으나 지난해엔 40만 송이(3억 원)로 급감했다.

먼저 케냐를 통해 유럽시장을 공략하기로 했다. 케냐에서는 우리 육성 품종을 현지에 심어 실증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생산성과 선호도가 확인되면 품종권 판매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미주시장을 겨냥해 에콰도르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이에 앞서 2014년 개발한 장미(프리썬)를 인도에 수출하고 로열티를 받았다.

화훼연구소는 2000년대 들어 장미, 국화 등 6종 260개 신품종을 개발했다. 이 가운데 장미 등 135개 품종의 농가 보급을 통해 558억 원의 소득을 창출했다. 로열티 대체 금액만도 50억 원에 이른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경남도농업기술원#화훼연구소#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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