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큰손’ VC연합, 연속 창업가 스타트업에 투자 선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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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장 美교수, 351개 업체 분석
VC연합, 정보 비대칭 줄이기 위해 성공 가능성 큰 창업 경험자에 투자
VC 사이 친밀도 낮고 이질적…창업가, VC 영향 덜 받아 유리

일반적으로 벤처캐피털(VC)은 스타트업에 단독으로 투자하기보다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공동으로 투자하는 신디케이트(syndicate)를 형성하는 것을 선호한다. 투자 위험을 분산시킬 수 있고, 다양한 의견과 관점을 종합해 스타트업의 가치를 정확히 산정할 수 있으며, 스타트업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자원 제공의 범위를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영학계에서는 VC 신디케이트 형성과정을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창업가에게 집중하기보다 VC 자체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레이 장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전에 창업을 해본 경험이 있는 창업가, 즉 연속 창업가의 특성이 VC 신디케이트 형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장 교수가 1993년에서 2008년 사이 투자를 받은 미국 내 인터넷 관련 스타트업 351곳을 대상으로 실증분석을 진행한 결과 연속 창업가가 경영하는 스타트업일수록 시장 내 영향력이 큰 VC 신디케이트가 투자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스타트업 투자의 핵심은 정보 비대칭 해소라고 볼 수 있다. 정보 비대칭을 줄이는 데 가장 유용한 정보는 창업가의 이전 창업 경험이다. 창업가가 창업 및 성장 과정에서 겪게 될 어려움이 무엇인지 예상하고 이를 극복할 자원을 사전에 확보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연속 창업가의 스타트업은 VC가 가장 선호하는 투자 대상일 수밖에 없다. 또한 펀드의 연령이 낮은 것도 특징인데 이는 연속 창업가의 입장에서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펀드의 연령이 낮을수록 VC의 투자금 회수 압박이 적고 후속 투자를 유치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연속 창업가의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VC 신디케이트는 VC 간의 친밀도가 대체로 낮고 서로 다른 유형의 VC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았다. 스타트업은 더 많은 자금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서로 다른 유형의 VC 여러 곳에 투자를 제안한다. 그런데 연속 창업가의 스타트업은 성공 가능성이 높아 VC가 투자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이 높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도 VC 간의 친밀도가 낮고 이질적인 것을 선호하는데 그래야 창업가가 VC의 영향력을 희석시키고 자신이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VC는 스타트업에 꼭 필요한 자원이지만 동시에 견제의 대상이기도 하다. 창업을 성공시키려면 VC로부터 충분한 자금과 여러 경영 자원을 확보해야 하지만 동시에 창업가의 지분을 일정부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속 창업가의 경우 자신의 창업 경험을 자원으로 삼아 통제와 압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VC 신디케이트를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강신형 충남대 경영학부 조교수 sh.kang@cnu.ac.kr

정리=이미영 기자 mylee03@donga.com
#벤처캐피털#dbr#스타트업#vc연합#신디케이트#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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