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최지만, ‘잔류’ 류현진-김광현의 엇갈린 선택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3월 22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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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최지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미국 내 급속확산은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에게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오도 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에서 고립무원의 처지로까지 내몰리고 있다. 탬파베이 레이스 최지만(29)은 전격적으로 귀국을 택했지만,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3)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32)은 스프링캠프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탬파베이 타임스는 20일(한국시간) “1루수 최지만이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미국보다 한국에서 시즌 준비를 더 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단체훈련은 금지되고 시즌 개막이 최소 5월 중순 이후로 연기됨에 따라 고민 끝에 귀국을 결심했다.

최지만은 “야구에 집중하면서 몸 상태를 유지하고 싶다. 지금은 구단 시설이 문을 닫아 운동할 곳이 없다”고 밝혔다. 향후 미국 재입국에 걸림돌이 발생할 우려도 있지만,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낙관했다. 최지만은 귀국 후 형이 운영하는 인천의 훈련시설을 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만의 한국행 결정에 대해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존중한다”는 뜻을 나타냈다. 21일 출입기자단 전화회견에서 “현재 우리 구단의 최고 목표는 선수들의 안전과 건강”이라며 “누구든 안전하게 생활할 방법을 택했다면 우리는 전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류현진과 김광현은 오갈 곳 없는 신세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류현진은 캐나다와 미국의 국경봉쇄로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발이 묶였고, 김광현은 ‘루키’라는 신분적 한계까지 작용해 역시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주 주피터에 머물고 있다. 특히 김광현의 처지는 현지 매체의 안타까움까지 사고 있다.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는 20일 불투명한 미국 재입국 여부가 잔류 결정의 이유라는 설명과 함께 “김광현은 숙소 계약연장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자주 방문했던 초밥집과 화로구이집마저 문을 닫는다면 직접 요리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전했다. 한국에 머물고 있는 네 살 아들, 다섯 살 딸, 아내와 매일 영상통화로 외로움을 달래고 있는 김광현의 딱한 상황도 덧붙였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는 하루가 다르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어느새 중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3번째로 감염자가 많은 나라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한 가운데 주별로 이동금지와 각종 상점의 강제휴업 결정까지 내려졌다. 캐나다에 이어 멕시코 쪽 국경도 사실상 폐쇄된 상태다.

메이저리그 개막은 5월 중순이 아니라 6월을 넘기거나 아예 시즌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는 비관론이 퍼지고 있다. 일단 잔류를 택한 김광현과 류현진의 향후 거취 역시 지극히 유동적이다. 진정세로 전환되고 있는 국내로 돌아오는 방법이 류현진과 김광현에게도 현실적 대안일 수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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