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더 안전할듯…부모님 먼저 보내야” 애타는 유럽·미국 교민들

  • 뉴스1
  • 입력 2020년 3월 17일 10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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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파리발 여객기를 타고 도착한 승객들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유럽 전역에 대해 16일 0시부터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했다.  2020.3.16/뉴스1 © News1
1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에서 파리발 여객기를 타고 도착한 승객들이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유럽 전역에 대해 16일 0시부터 특별입국절차를 적용했다. 2020.3.16/뉴스1 © News1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17일 기준 2000명을 넘어서고 미국은 77명이, 프랑스는 148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탈리아 등에 거주하는 한국인들이 자체적으로 전세기를 마련하려는 등 국내로 돌아올 수 있는 방편을 마련하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이탈리아 한인회와 이탈리아 유학생 커뮤니티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이 지난 9일부터 속속 취소되고 있어 귀국편을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탈리아 한인회는 15일부터 이날까지 귀국 전세기를 마련하기 위한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인회에 따르면 300명 정도의 인원이 모이면 21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인천으로 대한항공 임시 항공편을 요청할 예정이다. 정부차원의 전세기 제공은 아니다.

현지에서는 이미 예약한 항공편도 취소되고 있어 현지 유학생들의 마음은 타들어갔다. 이탈리아 유학생 커뮤니티에는 지난 9일부터 ‘셔틀버스 계속 운행하나?’ ‘네덜란드와 폴란드 항공 등이 다 취소되거나 변경되고 있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귀국을 하더라도 우한 교민들이 2주동안 격리됐던 것처럼 격리시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유학생 커뮤니티에는 ‘개인적으로 우한에서 데려온 후 2주 격리했던 것처럼 똑같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유럽여행 한국인 확진 케이스도 많은데 유학생이면 더욱 위험하기 때문이다’라는 글도 올라왔다.

주 이탈리아 대한민국 대사관에 따르면 한국으로 가는 비행기 표는 파리와 프랑크푸르트로 이동하는 항공편의 경우 운영이 수시로 연기되거나 취소돼 예약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프랑스에서도 전날(현지시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전 국민에게 15일간 이동금지령을 내린 가운데 교민들의 불안함은 더욱 커지고 있다.

파리에 거주하는 교민 A씨(29·여)는 “마스크는 3주 전부터 정부가 막아서 사지 못하고 있다”며 “아픈 사람만 쓸 수 있게 지침이 내려졌다”고 말했다. A씨는 “프랑스가 이탈리아보다는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확진자 급증 속도가 너무 빠르기는 하다”며 “프랑스는 정부 지침을 잘 지키지 않고 마스크를 일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쓰지 않아서 확진자 증가 속도가 더 빠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교민 커뮤니티에서도 한국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이 끊길까 봐 전전긍긍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한 이용자는 “프랑스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데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자꾸 들어오라고 하신다”며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괜히 한국에 돌아갔다가 프랑스로 다시 못 돌아올까 봐 고민이 된다”고 토로했다. 귀국을 결정했다는 다른 이용자는 “공부야 다시 하면 되지만 아파도 마음 편히 치료받을 수 있는 내 나라에 있는 게 낫다”는 답변을 달았다.

정부에서 프랑스에 전세기를 보낼 가능성을 묻는 글도 잇따랐다. 해당 글에는 “아직 한국행 비행기가 모두 취소된 것도 아니고 다른 국가로 경유해 돌아갈 수 있어 별다른 안내가 없는 것 같다”며 “일단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마음먹었으면 최대한 이달 내로 귀국하는 게 최선일 것 같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미국도 사정은 비슷했다. 미국 애틀랜타주에 거주하는 교민 B씨(여성)는 “주변에 몇몇은 한국이 더 안전한 것 같다며 한국으로 부모님만이라도 보내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휴지를 사러 갔는데 생필품이 아무것도 없어서 마트 5군데를 돌아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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