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가 코로나 불황 메르스때보다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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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관객 737만… 15년來 최저
배급사들 해외 미개봉 신작전 펼쳐

‘영화로운 일상을 위한 신작전’을 통해 26일 개봉하는 일본 배우 기키 기린의 유작 ‘모리의 정원’. 영화사 진진 제공
‘영화로운 일상을 위한 신작전’을 통해 26일 개봉하는 일본 배우 기키 기린의 유작 ‘모리의 정원’. 영화사 진진 제공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때보다 더 길고 심각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극장 관객 감소세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2월 한국 영화 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달 관객은 737만 명으로 2005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가 확산됐을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영진위에 따르면 2015년 6월 1일 메르스 첫 사망자가 나온 이후 극장 관객은 9일간 크게 줄었다가 차츰 회복세를 보였다. 그달 11일 영화 ‘쥬라기 월드’가 개봉하면서 전체 관객은 전년과 비슷한 흐름을 유지했다. 이 영화는 554만 명이 보면서 흥행에도 성공했다.

반면 코로나19는 확진자가 방문한 극장이 휴업한 다음 날인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극장 관객이 연일 큰 하락폭을 보이며 감소했다. 지난달 첫 주말이던 1, 2일만 해도 주말 관객이 209만 명에 이르렀지만 매주 줄면서 지난 주말(3월 14, 15일)은 19만 명으로 급감했다.

확진자의 동선에 극장이 포함되며 해당 극장 전체가 방역으로 쉬는 등 적극적인 조치가 취해진 데다 코로나19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며 다중이용시설인 극장을 기피하고 있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배급사들이 시사회를 비롯한 각종 영화 프로모션 행사를 중지하고 개봉일을 미루고 있는 것도 메르스 때와 확연히 다르다.

영화수입배급사협회는 엎친 데 덮친 영화계의 침체 추세를 조금이나마 타개하기 위해 미개봉 해외 신작을 상영하는 ‘영화로운 일상을 위한 신작전’을 19일부터 서울 종로구 시네큐브 등에서 연다. 다큐멘터리 ‘슈윙! 블루노트 레코드 스토리’를 시작으로 일본 배우 기키 기린의 유작 ‘모리의 정원’과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으로 국내 팬을 보유한 프랑스 배우 아델 에넬 주연의 ‘그 누구도 아닌’ 등 10여 편이 상영된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코로나 불황#영화수입배급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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