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의 심장’ 獨마저 국경통제… 코로나에 갈라진 ‘하나의 유럽’

파리=김윤종 특파원 입력 2020-03-17 03:00수정 2020-03-17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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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등 주변 5개국 이동 제한
여행-쇼핑 등 신규 입국자 차단, 통근자도 발열 확인땐 막아
솅겐협정 사실상 효력 잃게 돼
독일 경찰, 프랑스로 이어진 다리 통제 16일 프랑스와 국경을 맞댄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켈에서 경찰들이 폐쇄된 다리를 통제하고 있다. 독일은 이날 오전 8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프랑스 등 5개 인접 국가와의 국경을 차단하기로 했다. 켈=AP 뉴시스
유럽 최대 경제대국 독일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인접 5개국과의 국경을 차단했다. 유럽에서 확진자가 가장 많은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댄 일부 국가의 국경 통제를 비판하던 독일마저 기존 입장을 바꿔 통제 대열에 합류했다.

○ 독일-프랑스 국경 막혀


도이체벨레(DW) 등에 따르면 15일 독일 연방정부는 16일 오전 8시부터 프랑스, 오스트리아, 스위스, 룩셈부르크, 덴마크 간 자유로운 이동을 차단했다. 우선 여행객과 새 입국자에게만 해당되고 5개국에 거주 중인 독일인, 업무상 매일 국경을 오가는 5개국 통근자는 제외한다. 다만 이들 역시 기침, 발열 등 의심 증상이 발견되면 국경을 통과할 수 없다. 인접국 국민이 물가가 싼 독일에 와서 주요 상품을 사재기하는 것도 금지된다.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은 “바이러스 확산이 빠른 데다 여전히 정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프랑스 정부 역시 이날부터 독일 국경에서 사람 및 물자 출입에 대한 검색 절차를 시작했다. 앞서 덴마크, 폴란드, 체코, 스위스, 헝가리, 오스트리아가 국경을 폐쇄하거나 육로 입국 검문을 강화했다.

독일과 프랑스 양측은 모두 ‘국경 폐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유럽 내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하던 솅겐협정은 사실상 효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유럽연합(EU) 22개국과 노르웨이, 스위스 등 비(非)회원 4개국이 맺은 솅겐협정은 유로화와 함께 ‘하나의 유럽’을 지탱하는 근간으로 불렸다. 영국이 떠난 EU의 두 축인 독일과 프랑스가 모두 이 원칙을 준수하지 않으면서 나머지 국가의 이탈이 속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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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각국 극우 정당이 국경 통제 강화를 틈타 반(反)이민 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경 통제와 중국의 지원이 브렉시트로 시작된 EU 균열을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는 “EU는 2015년 난민 사태 때도 이탈리아로 유입되는 난민 문제를 돕지 않았다. 최근에도 EU 집행위에 지원을 요청한 이탈리아에 지원 물자를 보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와중에 중국이 이탈리아 지원에 나서는 등 향후 유럽 내 안보 협력 및 연대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사망자 급증하는 이탈리아


이날 스페인 7988명, 독일 6215명, 프랑스 5423명, 스위스 2217명, 영국 1391명 등 유럽 내 누적 확진자는 7만 명에 육박한다.

특히 이탈리아는 전날보다 신규 사망자가 368명 증가하는 등 누적 사망자가 1809명으로, 치사율이 7.3%에 달한다. 확진자가 몰린 북부 롬바르디아주 등 각 지역지의 부고란에는 사망자가 몰려 부고 관련 기사만 하루 10쪽이 넘는 비극이 이어지고 있다고 조반니 로카텔리, 다비드 카레타 등 이탈리아 유명 언론인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주 시민보건국이 ‘비상사태 시 집중치료 대상은 80세 미만’ 등의 지침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최악의 순간에 제한된 의료자원을 투입할 기준의 하나로 연령을 제시한 것이다. 한 의사는 “이건 전쟁터에서나 하는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펜데믹#eu#국경통제#솅겐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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