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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경영계 “소속외 근로자도 사업보고서 공시, 과도한 규제”

입력 2020-02-18 03:00업데이트 2020-02-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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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도입된 ‘공시 규정’ 개정안, 금융위에 파견-용역직원 공시해야
재계 “고용부에 공개하는데 또…”
비정규직 고용 많다는 착시 우려도
정부가 추진 중인 ‘공정경제’와 관련해 소속 외 근로자 현황을 연간 사업보고서에 공시하도록 한 방안을 두고 경영계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달부터 시행 중인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증발공)’ 개정안에 따르면 300인 이상 기업들은 올해 사업보고서부터 파견, 하도급, 용역 등 소속 외 근로자를 공시해야 한다.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정규직 채용 분위기를 조성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현행 규정은 공시대상 기업이 분·반기 및 연간 사업보고서에 소속 임직원 현황만 기재하도록 돼 있다.

경영계는 ‘중복규제’라고 반발한다.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 공시제를 통해 이미 공개되고 있는 기업정보를 금융위원회에 또다시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용부는 2014년부터 300인 이상 기업의 고용 규모와 형태, 소속 외 근로자 규모를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관련 내용은 누구나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경영계는 특히 투자자 및 예비 투자자들이 관심 있게 살펴보는 사업보고서는 고용부 공시보다 파급효과가 더 크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본래 소속 기업에서는 정규직이지만 사용업체에서는 기간제 근로자로 이중 집계돼 사용업체가 ‘비정규직을 고용하고 있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소속 외 근로자는 사용업체에서 고용에 대한 권리와 의무가 없는 ‘계약관계’인데 마치 직원인 것처럼 공시해 기업 규모에 대한 착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미 정부 인프라가 있고 자료가 수년 동안 축적된 상황에서 동일한 정보를 다른 기관에 제출토록 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정규제”라며 “정확하지 않은 기업 규모와 ‘정규직을 많이 고용하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라는 왜곡된 인식이 투자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발공 개정안이 등기임원 후보자의 세세한 정보까지 공시하도록 한 점에 대해서도 경영계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주주총회부터 임원 후보자는 최근 10년 동안 근무처, 직책, 담당업무 등 세부 경력과 이사회 추천 사유, 직무 수행계획서까지 제출해야 한다. 주총 개최일 기준 최근 5년간 체납 사실, 법 위반 여부 등도 기재하도록 돼 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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