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 풍년에 가격 뚝… 시름하는 농가 위해 전북도가 나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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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 안정 돕는 ‘최저가격 보장제’
마늘-고추 등 시장가격 하락품목
100억 원 한도 내에서 차액 보전
‘시장격리 제도’도 올해 첫 도입… 작황 부진한 농가 지원하기로

전북도는 2016년부터 가격 변동성이 높은 노지 작물의 출하기에 시장 가격이 급락할 경우 기준 가격 차액의 90%를 보전해주는 농산물최저가격보장제를 실시해 농민들의 안정적인 영농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전북도 제공
전북도는 2016년부터 가격 변동성이 높은 노지 작물의 출하기에 시장 가격이 급락할 경우 기준 가격 차액의 90%를 보전해주는 농산물최저가격보장제를 실시해 농민들의 안정적인 영농 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다. 전북도 제공
20년 넘게 전북 남원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박신호 씨(54)는 어린 식물을 기르는 육묘(育苗)와 함께 양파 등 밭작물을 재배하고 있다. 박 씨는 2018년 3960m²에 양파를 심었다. 날씨 등 재배환경이 좋았고 박 씨의 노력이 더해져 풍년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모든 양파농가의 생산량이 크게 늘면서 판매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땀 흘려 농사를 지었지만 손해를 볼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렇지만 박 씨는 크게 실망하지 않았다.

그는 “농사를 열심히 지었는데 시장에서 제값을 받지 못하면 손해도 손해지만 내년 농사는 또 어떻게 지어야 할지 걱정”이라면서도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가 있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차액을 보전받아 다음 해 농사를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2019년 초 전북도에서 양파 가격 하락으로 입은 손해를 일부 보상받았다. 100여만 원으로 큰 금액은 아니지만 농사를 짓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전북도가 시행 중인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가 농민들의 안정적 영농 활동을 돕는 데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제도는 가격 변동성이 큰 노지 작물의 출하기에 시장가격이 급락할 경우 기준 가격 차액의 90%를 보전해주는 것이다. 송하진 도지사의 민선 6기 공약사업으로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2016년 도입됐다. 대상은 ‘전북도 주요 농산물 가격안정 운영심의위원회’에서 정하는데 올해는 양파, 마늘, 건고추, 생강, 가을무, 가을배추, 노지감자, 대파 등 8개 품목이다.

전북도는 사업 시행 첫해인 2016년 2개 품목이던 작물을 점차 늘려 더 많은 농민이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100억 원 한도 내에서 차액을 지원하는데 가격이 하락하지 않으면 지원하지 않는다. 2016년에는 가을무와 배추가 대상 품목이었는데 가격 하락이 없어 지원이 없었다. 2017년엔 31개 농가(2600만 원), 2018년엔 214개 농가(1억4000만 원)가 도움을 받았다.

전북도는 2019년 시장가격 하락 품목의 최저가격 보장을 위한 금액을 최근 산정했다. 지원금은 품목별로 신청을 받아 시장가격 및 출하량 조사 과정 등을 거쳐 1월에 지급한다. 올해는 770농가에 41억8100만 원이 지원된다. 양파가 36억4100여만 원으로 가장 많고, 마늘 3억8500여만 원, 노지감자 1억2900여만 원, 건고추 2500여만 원 등이다. 전북도는 설 이전에 자금 지원을 모두 마칠 예정이다.

전북도는 올해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최저가격 보장제 외에 ‘시장격리 제도’를 새로 추진한다. 작황 부진 등으로 산지 폐기를 원하는 농가에 비용을 지원하는 것이다. 양파, 마늘, 생강, 가을무, 가을배추, 노지감자, 대파 등 7개 품목이 대상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출하기 농산물 가격 하락으로 힘들어하는 농업인의 경영 안정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으로, 보험과 달리 농민 자부담이 없어 농민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전북 남원#육묘#양파#밭작물#재배환경#농산물#최저가격 보장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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