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파병’ 신중해진 靑… 최대한 위험 덜한 방법 모색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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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일촉즉발]중동 긴장 높아지자 결정 유보

6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가장 관심이 쏠렸던 것은 호르무즈 해협 파병 관련 논의였다.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 참여 요청을 받았던 청와대는 최근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구체적인 결정을 당분간 유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했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긴급 NSC를 개최하고 미국과 이란의 갈등 상황 및 우리 정부의 대응에 대해 논의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관련해 청와대는 “지역 정세 안정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만 밝혔다.

이런 청와대의 태도는 지난해 12월 12일 열렸던 NSC에 비해 상당히 조심스러워진 것이다. 당시 청와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밝혔고, 실제로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에 우리 군 장교 1명을 파견하는 등 단계적 파병 방안을 논의했다.

그러나 최근 중동의 군사적 위험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청와대는 이날 발표에서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표현 자체도 쓰지 않았다. 정보 당국 관계자는 “NSC에서 파병 관련 논의가 진행됐지만 당분간 중동의 상황을 더 지켜보는 쪽으로 뜻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진행 상황을 지켜본 뒤 최대한 위험 부담이 덜한 방법을 찾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우리의 최대 우방이지만, 이란을 포함한 중동 지역에 원유·건설·가스 시장 상황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신중 기조를 천명한 것은 국회 비준동의 등 국내 여론과도 연관이 있다. 여권 관계자는 “만약 중동 지역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파병 찬반 여론이 격화되고 국회 비준동의까지 거쳐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호르무즈 파병#nsc#국제 정세#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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