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 4000례 달성… 끊임없는 연구로 미래의학 이끈다

황효진 기자 입력 2019-12-26 03:00수정 2019-12-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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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안암병원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가 수술법 개발과 다양한 수술 분야 확대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로봇수술센터로
발돋움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제공
뛰어난 의료진과 술기, 환자 최우선의 가치를 기반으로 인술을 펼치는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가 지속적인 수술법 개발과 다양한 수술 분야 확대를 통해 세계적인 수준의 로봇수술로 미래의학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는 2007년 7월 개소하고 당해 7월 첫 수술을 성공했다. 2012년, 2016년, 2018년 각 1000례, 2000례, 3000례를 달성한 것에 이어 2019년 11월 13일 4000례 달성에 성공했다. 고려대 안암병원이 로봇수술 발전의 주축으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 강석호 비뇨의학과 교수
2007년 방광대치술 시작으로 전 세계 표준으로 인정받아

김선한 대장항문외과 교수 ▶
세계 첫 직장암 로봇수술법 개발, 전 세계 표준으로 인정받아


김훈엽 갑상선센터 교수
2013년 경구갑상선수술 개발, 입 안 작은 구멍으로 암 제거

윤을식 성형외과 교수
겨드랑이 3cm 절개면 충분, 흉터없는 가슴 재건술 도입 시행


○ 국내 최초, 아시아 최초, 세계최초의 로봇수술법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세계 최초’ 그리고 ‘고난도 수술’ 두 가지 키워드로 회자되고 있다. 로봇수술을 집도하는 대장항문외과, 비뇨의학과, 성형외과, 유방내분비외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등 의료진은 각 분야의 세계적인 위치에서 첨단 장비의 도입뿐만 아니라 그것을 활용한 가장 적절하고 안전한 수술법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2007년 김선한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기존 복강경 수술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직장암 로봇수술 연구에 몰두한 결과 세계 최초로 직장암 로봇수술법을 개발했다. 직장암은 골반 속 좁은 곳에 위치하고 방광과 자궁, 전립선 등 다른 장기들과 붙어있기 때문에 수술이 까다로운데 로봇수술은 좁은 공간에 쉽게 들어갈 수 있어 주 병변과 임파선의 정밀한 절제가 가능하다. 김 교수의 수술법은 임상로봇수술학회(CRSA) 교육프로그램의 일환인 최소침습수술티비 페이지를 통해 공지되고 시연되며 전 세계 어디서나 의료진이 원하면 실시간으로 수술 과정을 볼 수 있는 세계적인 표준으로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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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호 비뇨의학과 교수는 2007년 아시아최초 로봇정위성방광대치술 성공을 시작으로 2008년 아시아 최초 로봇확장형골반임파선절제술에 성공, 2011년에는 아시아 최초 로봇 총체 내 요로전환술에 성공했다. 2016년 방광암 로봇수술 100례, 2018년 로봇근치적 방광 절제술 및 총체 내 요로전환술 100례를 연이어 돌파하며 아시아 최대 수술 건수를 보유하고 있다. 수술은 크게 △1단계 암을 절제하는 방광절제술 △2단계 전이가 있을 수 있는 임파선을 미리 절제하고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골반 주위 임파선 절제 △3단계 방광 절제 후 본인의 소장을 일부 절제해 새로운 방광을 만들어주는 요로전환술로 나뉜다. 방광암 수술은 여타 수술에 비해 수술 범위가 크고 난도가 굉장히 높을 뿐 아니라 합병증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방광암수술 전 단계를 로봇을 이용하는 진정한 최소 침습적인 수술을 통해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돕고 합병증을 줄였다.

김훈엽 갑상선센터 교수도 2013년 세계 최초로 로봇 경구 갑상선 수술을 개발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로봇 경구 갑상선 수술법은 입안에 5∼10mm 크기의 작은 구멍 2개와 10∼15mm 크기의 구멍 1개를 뚫고 수술하는 방식이다. 입안의 상처가 작을 뿐만 아니라 수술 후 4주면 희미해지기 시작하고 서너 달 정도 지나면 거의 사라진다. 수술을 한 암을 빼낼 때 입안으로 빼내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겨드랑이를 주름에 맞춰 1cm 정도로 절개한다. 기존 수술에 비해서 크기도 작고 절개창이 주름에 맞추어 만들어지기 때문에 흉터가 안 보이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수술 결과 미용적으로는 지금까지 개발된 수술 중에서 가장 완벽에 가깝다.

윤을식 성형외과 교수는 2012년 국내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흉터 없는 가슴 재건술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유방암 수술을 받은 후 유방재건술을 받을 때 등 근육을 옮겨와 붙이는 재건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경우 등에 커다란 흉터가 남을 수 있다. 윤 교수는 로봇을 이용해 기존 수술 부위로 접근해 흉터를 최소화한다. 유방절제술을 하면서 유방 피부를 남겨놓고 등에서 피부를 제외한 근육조직만을 미세하게 절개해 로봇수술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기존 등 근육을 이용한 유방재건술은 2∼30cm가량의 흉터가 등에 남을 수밖에 없는데 로봇수술을 하면 겨드랑이 3cm 절개만으로 충분하기 때문에 흉터가 겉으로 남지 않는다.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중증도 질환을 선도적으로 수술해 난이도가 높은 중증질환 수술의 비중이 높다는 것 역시 특징이자 장점이다. 전립선, 대장, 직장 분야뿐만 아니라 갑상선, 유방재건, 방광, 신장, 산부인과 질환 등 암 치료의 다양한 분야에 접목시키고 범위를 확장했다. 수익성보다는 환자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방향과 적응증인가를 고려해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고난도의 수술도 마다하지 않고 뛰어든다. 그뿐만 아니라 다양한 진료과가 함께 모여 협진하며 환자에게 어떤 치료가 가장 적합할지 논의하여 결정한다. 로봇수술센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환자 최우선’ 가치이기 때문이다.

○ 발전 동력은 교육과 의학연구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 최초의 역사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것은 ‘교육’과 ‘의학연구’의 힘 덕분이다. 강석호 로봇수술센터장은 미래 의학 발전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와 인재 양성만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반이 될 것이라 믿고 로봇수술의 표준화와 교육을 통해 세계적 수준의 로봇수술 전문 의료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먼저 국내외 의료진들의 로봇수술숙련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로봇시뮬레이션센터를 운영하고 다양한 수술법 시뮬레이션 트레이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봇수술 인증시스템’은 더 안전한 로봇수술을 지향하기 위해 고려대 안암병원 로봇수술센터가 설치한 안전망이다. 로봇수술 인증위원회의 인증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개복 및 복강경 수술 경험이 충분해야 하고, 동물시험 등 연수 절차도 거쳐야 한다. 이런 조건을 모두 통과하더라도 초기에는 로봇수술 전문 의료진 참관하에 로봇수술이 진행되도록 해 만전을 기한다. 강 센터장은 “환자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철저한 시스템을 마련했다고 자부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철저한 시스템 덕에 4000례를 달성하는 동안 개복이나 복강경 수술로의 전환율은 약 0.125%로 굉장히 낮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중증도가 높은 고난도 수술을 하는 대학병원에서는 찾아보기 힘들 만큼 의미 있는 숫자이다.

연구중심병원 재지정을 통과한 고려대 안암병원답게 로봇수술센터 역시 학문적 성과가 높다. 김선한 교수는 직장암 로봇수술법을 세계 최초로 개발한 것에 더해 2017년에는 세계 최초로 직장암 로봇수술이 복강경 수술보다 장기 생존 측면에서 더 좋은 예후인자임을 분석 보고한 논문을 발표했다.

비뇨의학과 천준, 강석호 교수는 2010년 슈프링어사, 2017년 엘스비어사에서 발간하는 로봇비뇨기수술 교과서를 집필하고 대륙에 동시 라이브 서저리를 중계하는 등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우수한 로봇수술 연구 및 교육 인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강석호 센터장은 “앞으로는 로봇수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개발 등 리서치 분야에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고려대 안암병원이 미래 의학발전의 메카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혁신과 발전을 거듭해 수술 진료, 연구,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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