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교통사고사망자, 선진국수준 근접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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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0만명당 2.4명 전망… 역대 최저
3040서행순찰-횡단보도 조명 등 보행자중심 교통안전정책 큰 효과

서울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가 올해 처음 연간 2명대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각 나라와 도시의 교통안전 수준을 가늠하는 국제 기준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 수치에서 서울이 연간 2명대로 진입하는 것은 교통사고 사망자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70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 도쿄(1명)와 독일 베를린(1.2명), 영국 런던(1.3명), 프랑스 파리(1.7명), 호주 시드니(2.2명) 등 교통안전이 자리 잡은 세계의 주요 도시들은 대부분 2명대 이하다. 정부는 2020년까지 우리나라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를 인구 10만 명당 4명 아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올 들어 12월 10일까지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2명으로 집계됐는데, 지금대로면 올 한 해 10만 명당 사망자는 수는 2.4명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11일 밝혔다. 서울의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5년(3.8명)에 3명대로 떨어졌고 4년 만에 다시 2명대로 낮아지는 것이다. 서울은 지난해 전국의 광역자치단체 중 인구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3.1명)가 가장 적었다.

이 같은 서울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는 서울지방경찰청이 보행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횡단보도에 투광기를 설치하는 등 최근 수년간 안전 조치에 노력을 쏟은 것이 효과를 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보행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밤에도 횡단보도를 밝게 비추는 투광기를 곳곳에 설치해 왔는데 2018년과 올해 2년 동안에만 827곳에 설치했다.

경찰은 또 보행자의 무단횡단을 막기 위해 간이중앙분리대도 늘려왔다. 2017년 총길이 23.3km이던 서울 시내 간이중앙분리대가 지금은 90km를 넘는다. 2015년 한 해 200명대였던 보행 사망자는 이후 꾸준히 줄어 지난해에는 185명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10일 현재 136명으로 크게 줄었다. 보행 사망자는 지난해와 올해 모두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60% 이상을 차지해 교통안전을 위한 해결 과제로 지적돼 왔다.

도로 위에 쓰러져 있는 취객을 교통사고 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순찰차가 경광등을 밝힌 채 시속 30∼40km로 서행하는 ‘3040 서행순찰’도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는 데 한몫했다. 경찰은 올 10월 1일 새벽 시간대에 서울 은평구의 한 유흥가 도로에 쓰러져 있던 30대 남성 취객을 발견해 안전하게 귀가시켰다. 올해 서울지방경찰청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서행순찰을 시작했는데, 이를 통해 발견한 도로 위 취객만 175명에 이른다.

김창영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안전계장은 “앞으로도 안전한 보행 환경을 갖추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안전에도 각별히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이소연 always99@donga.com·서형석 기자
#교통사고#사망자#교통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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