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굴 흔적 없는 비화가야 지배자 무덤 발견…뚜껑돌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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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1월 28일 10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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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녕 교동·송현동 고분군 63호분 봉토 축조 모습.(문화재청 제공)© 뉴스1
창녕 교동·송현동 고분군 63호분 봉토 축조 모습.(문화재청 제공)© 뉴스1
비화가야 최고 지배층의 묘역인 경남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서 도굴되지 않은 온전한 상태의 대형 무덤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박종익)는 경남 창녕군 창녕읍 교리 일원의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을 학술발굴조사한 결과 63호분(봉토 지름 21m)이 한번도 도굴되지 않은 완전한 상태로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경남 창녕군 일대에서 성립된 비화가야는 고대 6대 가야국 중의 하나.

연구소는 이날 발굴조사 현장에서 매장주체부(시신을 안치하는 공간)의 뚜껑돌을 들어 올리는 개방 모습을 공개할 예정이다.

창녕 교동·송현동 고분군 63호분 매장주체부 개석 모습.(문화재청 제공)© 뉴스1
창녕 교동·송현동 고분군 63호분 매장주체부 개석 모습.(문화재청 제공)© 뉴스1
연구소는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해당 지역에 분포한 250여기의 고분 중 이렇게 깨끗한 상태로 발견된 건 63호분이 최초”라며 “나중에 축조됐으면서 63호분 바로 위에 위치한 39호분(지름 27.5m) 봉토에 가려져 있어서 도굴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무덤 위에는 길이 2m의 편평한 뚜껑돌 7매가 얹혀 있고 점질토로 밀봉된 상태였으며 매장주체부의 내부에는 시신과 부장품을 매장한 당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카메라를 투입해 내부를 살펴보니 다수의 토기들이 보이는 상태로, 추가적인 유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봉토의 표면 등에는 점토덩어리를 바른 흔적이 온전히 남아 있고, 호석이 노출된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비화가야인의 장송의례와 고분 축조기술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연구소는 앞서 2014~2015년 5세기 중반경의 봉토분(封土墳) 9기, 돌덧널무덤(석곽묘) 15기 등 총 24기의 고분을 조사해 벽에 나무기둥을 세워 축조하는 방식, 봉토가 서로 가까이 축조되는 연접방식 등을 확인한 바 있다.

2016년부터는 5세기 중반부터 후반에 걸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고분군의 동쪽 제일 상단부분에 대한 조사를 해 대형 봉토분인 39호분을 중심으로 63호분과 소형분(봉토 지름 약 8m)인 38호분, 62호분의 봉토분 4기를 확인했다.
조사지역 고분 현황(가운데가 39호분, 아래 왼쪽에서부터 62·38·63호분).(문화재청 제공)© 뉴스1
조사지역 고분 현황(가운데가 39호분, 아래 왼쪽에서부터 62·38·63호분).(문화재청 제공)© 뉴스1

39호분은 교동, 송현동 고분군에서 3번째로 큰 고분으로, 고분군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 빗물 등으로 인한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중심부는 점토로, 가장자리는 흙으로 쌓았고, 봉분을 쌓는 단계마다 점토를 깔았다.

이런 기법은 울산 약사리유적 등 고대 제방유적에서도 잘 나타난다. 남동쪽 호석 가까이로 약 2m 간격마다 큰 항아리를 놓았는데, 이처럼 한쪽에만 집중적으로 의례용 토기를 놓는 사례는 최근 경주 쪽샘 44호분에서도 확인돼 주목받고 있다.

또한 39호분은 약 1.5m 길이의 큰 돌을 세우거나(양 장벽과 남단벽), 눕혀서(북단벽) 매장주체부의 네 벽을 만들었다. 인근에 있는 소형분인 62호분에는 400여 점의 유물이 이미 출토됐는데, 양쪽에 잔이 달린 토기와 6개의 잔이 달린 등잔형토기, 주전자형 토기와 같이 특이한 모양의 토기가 발견됐다.

이런 상형토기는 주로 가야와 신라지역에서 출토되고 있지만 창녕에서는 처음 출토된 형태다. 큰 토기 안에 작은 토기를 넣고 같은 종류의 토기를 위아래로 포개거나 열을 지어 놓는 등 다양한 매납 방식도 확인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들은 가야와 신라의 접경지역에 위치하면서 복잡하고 다양한 문화가 나타나는 비화가야의 성격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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