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 사라지면 위키피디아도 어려워져”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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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 공동창업자 獨誌 인터뷰
“오랜 역사의 신문들 쇠퇴하는 게 트럼프가 말하는 가짜뉴스보다 걱정
장기적으론 ‘위키’의 질적 하락 불러”

“오랜 역사의 신문들이 사라지는 것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말하는 ‘가짜뉴스’보다 더 걱정된다.”

온라인 오픈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의 지미 웨일스 공동창업자(53·사진)는 6일 독일 슈피겔지와의 인터뷰에서 신문들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정보의 보고인 신문이 사라지면 위키피디아에 수록할 수 있는 정보 콘텐츠의 양도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이다.

특히 수십 년의 전통을 가진 소규모 지역신문의 쇠퇴를 우려했다. 그는 “지역신문이 사라진다면 위키피디아가 어떻게 그 지역에 대한 좋은 콘텐츠를 작성할 수 있겠느냐”며 “장기적으로 보면 위키피디아의 질적 하락을 몰고 올 수 있다”고 걱정했다.

슈피겔지는 웨일스가 지적한 신문의 쇠퇴와 관련해 2015년 스웨덴 연구진의 보고서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30년간 신문을 통해 정보를 얻는 젊은 세대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신문에 대한 신뢰도 또한 계속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일스는 향후 과제에 대해 “개발도상국이나 빈곤한 나라에 사는 수십억 명의 이용자들이 위키피디아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바일이 인터넷 접속 환경의 대세로 떠오르면서 후진국의 언어 콘텐츠들이 더욱 소외되고 있기 때문.

그는 “상대적으로 덜 발달된 나라에서는 모바일 접속 자체가 힘들 뿐 아니라 장문의 위키피디아 문서 작성도 쉽지 않다”며 “모바일 사용자들이 쉽게 접속하기 위한 기술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끊임없이 지적돼온 위키피디아의 성 불평등 논란에 대해서는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위키피디아 문서와 작성자 중에 남성 비율이 월등히 높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들에 대해 “시대적으로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차차 개선할 필요는 있다”면서 넘어갔다.

마지막으로 위키피디아 정보의 최대 이용자인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으로부터 지원받을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아마 언젠가는 그런 날이 올 것이다. 하지만 위키피디아는 독립성을 최대 가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용자들의 기부금을 통한 운영이라는 기본 방침을 계속 지켜가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위키피디아#신문#트럼프#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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