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이어져온 디펜스 장르 어디까지 발전했나?

  • 동아닷컴
  • 입력 2019년 10월 7일 18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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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을 모아 유닛을 뽑아 몰려오는 적을 막아내고 상대의 타워를 부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임. 우리는 흔히 이 장르의 게임을 디펜스 게임이라 부른다.

램파트(자료출처-게임동아)
램파트(자료출처-게임동아)

디펜스 게임은 성장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RPG나 뛰어난 시각 능력과 센스를 필요로 하는 액션 등과는 달리 한 스테이지를 즐기는 시간이 매우 짧은 대신 상대의 공격에 맞서 병력을 배치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오랜 시간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장르이기도 하다.

이러한 재미를 갖춘 디펜스 장르의 기본적인 틀을 갖춘 게임은 1990년 아타리 게임즈의 자회사 TENGEN에서 개발한 램파트였다. 아케이드로 등장한 이 게임은 해변가의 맵에서 상대의 공격을 방어하는 성벽을 쌓고, 포탑을 배치해 몰려오는 함선과 적들을 물리는 방식의 게임이었다.

램파트(자료출처-게임동아)
램파트(자료출처-게임동아)

특히, 한 턴에 건물 및 포탑 배치를, 다음 턴에 공격을 방어하는 턴제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시간이 지날 수록 함선에서 상륙병력이 나와 건물 배치를 방해하고, 대미지도 올라가는 등 지금의 디펜스 장르의 기본 틀을 잡은 게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램파트에 인기는 생각보다 높아 일본의 패미컴, 슈퍼패미컴과 PC등 다양한 플랫폼에 이식되었으며, 무려 3인대전까지 지원하는 흥미진진한 PvP 요소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쟁시대(자료출처-게임동아)
전쟁시대(자료출처-게임동아)

램파트가 타워 디펜스의 기틀을 잡았다면 국내 게이머들에게 디펜스 장르에 깊은 인상을 준 게임은 '전쟁시대'였다. 당시 인터넷시대의 도래로 큰 인기를 얻었던 플래시 게임 중 하나였던 이 게임은 게이머와 컴퓨터가 1:1로 대치해 상대의 본진을 먼저 파괴하는 쪽이 승리하는 디펜스 게임의 기본을 제대로 구현한 작품이었다.

고대시대부터 미래시대까지 총 5단계로 나뉘어 일종의 테크를 발전시킬 수 있고, 자금에 맞추어 유닛을 생산하고, 방어 포탑을 건설하는 등 일종의 RTS(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의 요소까지 갖춘 전쟁시대는 특유의 몰입감으로 많은 인기를 구가했으며, 당시 유행하던 수 많은 디펜스 장르 중 인기 게임으로 올라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전쟁시대는 후속작이 등장한 것은 물론, 안드로이드, 앱스토어까지 이식되었으며, 이름만 빌린 수 많은 아류작이 등장하기도 했다.

팔라독 미니(자료출처-게임동아)
팔라독 미니(자료출처-게임동아)
PC 시대를 거쳐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모바일게임이 등장하던 2012년경 출시된 팔라독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앞서 소개한 전쟁시대와 유사한 스타일의 횡스크롤 진행과 유닛 생성이라는 요소를 갖춘 팔라독은 100스테이지가 넘는 볼륨과 영웅을 직접 컨트롤하여 전투를 벌이는 영웅 시스템 그리고 개성 넘치는 다양한 유닛을 갖춰 애플 앱스토어에서 부동의 매출 1위를 무려 8주간 차지한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특히, 선 방어 후 공격이라는 뻔한 패턴이 반복되어 몇 판 이상 플레이하면 금세 질리는 디펜스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듯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경험치와 골드 수급이 거의 1에 수렴하여 오랜 시간 방어하는 전략을 펼치지 못하도록 유도했고, 중간에 등장하는 특수 웨이브와 보스의 등장 등 변칙적인 공격으로 지루함을 방지하기도 했다.

팔라독 사가(자료출처-게임동아)
팔라독 사가(자료출처-게임동아)

이러한 인기 덕에 팔라독은 카카오 버전이 등장하기도 했고, 이후 팔라독 & 히어로즈라는 후속작이 발표되기도 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킹덤러쉬(자료출처-게임동아)
킹덤러쉬(자료출처-게임동아)

2011년 플래시 게임으로 처음 출시되어 이후 모바일, PC 등 다양한 플랫폼에 후속작을 낸 킹덤러쉬 역시 타워 디펜스 장르의 게임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작품이다. 타워를 생성하여 적의 웨이브(공격)을 막아내고 근접, 은신, 원거리, 병력 소환 등 다양한 컨셉을 지닌 영웅을 고용해 적의 진격을 저지하며, 다양한 건설 빌드를 펼칠 수 있는 킹덤러쉬는 디펜스 장르의 게임 중 가장 크게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후 등장하는 디펜스 장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작품이기도 하다.

이 게임의 장점은 게이머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건물 빌드업과 영웅의 등장 그리고 예측을 벗어난 공격을 펼치는 적의 등장하는 등의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적이 이동하는 골목은 정해져 있지만, 점프를 뛰어 옆 길로 가거나 거대한 보스가 등장해 방어 타워를 순식간에 무력화시키는 등 각종 돌발 변수가 발생해 빠른 템포 속에서 즐기는 디펜스 게임의 재미를 더했다.

킹덤러쉬(자료출처-게임동아)
킹덤러쉬(자료출처-게임동아)

이러한 매력을 지닌 킹덤러쉬는 플래시 버전으로 나왔던 원판과 '킹덤러쉬 프론티어', '킹덤러쉬 오리진', '킹덤러쉬 벤전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무려 4개의 후속작을 선보였으며, 스팀 버전부터 모바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플랫폼에 출시되기도 했다.

LOL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LOL 이미지(자료출처-게임동아)

디펜스 게임 장르는 의외의 게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는데, 그 게임이 바로 현재 글로벌 e스포츠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과 스팀의 도타2다. “LOL, 도타2가 무슨 디펜스 게임이냐?”라고 의아한 이들도 많겠지만, LOL은 레드와 블루 두 진영으로 나누어져 있고, 일정 시간마다 미니언이 등장해 공격하며, 아무리 킬을 많이 올린다 한들 본진의 넥서스가 붕괴되면 패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는 적 유닛의 등장과 일정 시간마다 자원을 제공해 아이템을 구매하는 요소, 마지막 타워를 붕괴시켜야 승리하는 디펜스 장르의 기본 요소이기도 하다. 이를 바탕으로 게이머가 챔피언(캐릭터)를 직접 컨트롤하는 RTS, 레벨이 성장하고, 아이템을 업그레이드 혹은 강화할 수 있는 RPG 등의 요소를 복잡적으로 도입한 이들 게임은 현재 MOBA(멀티플레이 온라인 배틀 아레나) 장르로 불리며, e스포츠 시장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로켓워(자료출처-게임동아)
로켓워(자료출처-게임동아)
이처럼 30년의 시간 동안 다양한 변화를 겪은 디펜스 장르의 게임은 클래시오브로얄 등의 게임을 통해 1:1 PvP 대전이라는 요소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도 했으며, 이러한 형태는 지난해 출시되어 꾸준한 인기를 얻어오고 있는 라타타스튜디오의 로켓워(구 매드로켓: 포그 오브 워)에 이르고 있다.

지난 2018년 10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로켓워는 게이머들이 숨겨진 적의 기지를 찾아 파괴하고 약탈이 불가능한 방어 기지를 만드는 개인간전투(PVP) 기반의 모바일 전략 게임이다.

로켓워(자료출처-게임동아)
로켓워(자료출처-게임동아)
특히, 기존에 선보였던 게임과는 다르게 안개라는 장치를 활용해 차별성을 강화해 게이머는 게임이 시작될 때 모든 전장이 한번에 보이지 않고, 안개가 걷힐 때마다 예측하지 못했던 공격∙방어 시설이 등장해 전투의 긴장감을 높여 게임의 재미를 더한 것이 특징. 여기에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PvP 콘텐츠와 게임의 볼륨을 지속적으로 확대시키고 있는 것도 로켓워의 재미 요소 중 하나다.

이처럼 단순히 건물을 막고 몰려오는 적을 지키는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디펜스 장르는 이제 다양한 장르 융합이 심화되는 현재 게임 시장의 변화와 함께 다양한 방식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게임 산업에서 그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디펜스 장르가 어떤 식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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