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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자살위험 학생 수 2만명 넘어…10대들의 ‘위험한 자해문화’ 심각

입력 2019-09-30 19:33업데이트 2019-09-30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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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DB
사진과 함께 짧은 글귀를 올리는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는 자해인증샷을 올리는 청소년들의 게시물이 넘쳐난다. 이중 상당수는 부모나 학교 등에 대한 불만과 슬픔을 털어놓는 학생들이다. 실제 자해를 한 흔적을 올리는가하면, 우울한 기분을 표현한 그림과 함께 심경을 토로하는 글들도 있다. 이런 게시물에는 ‘자살’이라는 해시태그도 따라붙는다.

한국의 자살률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오히려 자살위험군에 속한 학생수는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심리상담과 치료가 필요한 학생수가 약 17만 명에 달해 이에 대한 종합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학생들 사이에서 자살위험도가 높아진 이유 중 하나는 생명을 경시하는 내용을 담은 콘텐츠가 SNS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4년간 학생정서행동 특성검사 결과 및 조치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자살위험 학생은 2만3324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5년과 비교했을 때 270% 정도 증가한 수치다. 자살위험 학생수는 2015년 8613명, 2016년 9624명, 2017년 1만8732명, 2018년 2만3324명으로 계속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수치는 전체 검사실시 학생 중 1.3%에 이르는 수치다.

교육당국은 매년 4월 초등학교 1·4학년, 중고생 1학년을 대상으로 학생정서 행동특성검사를 실시한다. 학교 내 검사와 온라인 검사를 통해 학생들의 주의력결핍장애 및 우울, 자살 등 정서·행동 문제를 발견하고 치료를 제공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일반관리, 우선관리, 자살위험 등을 나누게 된다. 이 세 가지 영역에 속하는 학생들에겐 적절한 심리상담과 치료가 지원된다.

이처럼 자살 건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데에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자살·자해 콘텐츠가 인기를 끈점이 한 몫을 했다. 지난해 초등생들 사이에서 ‘대가리 박고 자살하자’는 자살송이 유행하고, 중고생들이 자해 인증샷을 올리는 등 SNS를 통한 자해문화 확산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홍현주 한림대 의대 교수는 “지난해 유튜브 등 영향으로 청소년 자살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며 “마치 문화가 번져나가듯 극단적 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정서적으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자해나 자살 내용이 담긴 콘텐츠를 접하면 이를 실행에 옮길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에 전문가들은 “시도교육청과 지자체에서 정신과 전문의를 고용해 위기학생들을 관찰하고, 치료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현재 이 역할을 하는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의 예산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 15웍 4600만 원이던 예산이 올해는 9억3600만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박찬대의원은 “위험군 통계뿐만 아니라 실제 10대 청소년들의 자살률 또한 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하며 “우리 사회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아이들의 정신건강과 대한민국 공동체 발전을 위해 이번 기회에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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