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cm 김지찬, KBO ‘작은 거인’ 예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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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야구 타격 등 3관왕-올스타… 9경기 타율 0.528에 도루 11개나
삼성 “재능-열정 뛰어나 지명”
에이스 소형준도 국제적 주목

잘 치고, 잘 잡고, 잘 달렸다.

8일 부산 기장에서 막을 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는 김지찬(18·라온고·사진)의 독무대였다. 한국은 당초 목표했던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한 채 3위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김지찬이라는 ‘작은 거인’을 재발견할 수 있었다.

대표팀 2루수로 출전한 김지찬은 9경기에서 타율 0.528(36타수 19안타)을 기록했다. 빠른 발을 활용해 11점을 올렸고, 도루는 11개나 기록했다. 김지찬은 대회 후 최우수 타격상과 최우수 수비상, 최다 도루상 등 3관왕에 올랐다. 공수주 모두에서 출중한 모습을 보였다. 또 한국 대표팀 20명 가운데 유일하게 대회 올스타에 선정됐다.

김지찬을 보는 세상의 시선도 달라졌다. 김지찬은 지난달 열린 2020 신인 드래프트에서 삼성으로부터 2차 2라운드(전체 15번) 지명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왜 그렇게 이른 순번에 김지찬을 호명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프로필상 그의 신장은 170cm로 되어 있지만 스스로 밝힌 실제 키는 163∼164cm 정도다. KIA 유격수 김선빈(165cm)보다 작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김지찬은 야구에서 키가 전부가 아님을 증명했다. 대회 후 인터뷰에서도 “작은 키가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제 강점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삼성은 그의 뛰어난 센스와 야구에 대한 열정을 높이 샀다고 했다. 최무영 삼성 스카우트 팀장은 “덩치는 작아도 재능이 뛰어나고 노력도 많이 한다. 내년 당장 대수비, 대주자 요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입단 후 체계적인 관리로 몸을 키우면 몇 년 안에 훨씬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 에이스 소형준(유신고) 역시 국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 일본 기자는 “제구가 좋은 일본 투수들과 견주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한국에 이렇게 제구력이 좋은 투수가 있다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KT로부터 1차 지명을 받은 소형준은 6일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7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소형준은 8일 호주와의 3, 4위 결정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3경기에 출전해 13과 3분의 2이닝 동안 1세이브, 평균자책점 1.32로 에이스 임무를 완수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지찬#소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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