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피해 복구 50대 소방관, 안타까운 순직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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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 지붕위로 쓰러진 나무 치우다 3m 아래로 추락… 하루만에 숨져
동료들 “배려심 많고 솔선수범”

태풍 ‘링링’ 피해 현장으로 출동해 복구 작업을 주도하던 소방관이 사고로 끝내 숨졌다. 전북소방본부는 부안소방서 권태원 지방소방위(52·사진)가 현장에서 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순직했다고 9일 밝혔다. 권 소방위는 전날 오전 10시경 부안군 행안면의 한 주택 간이창고 지붕에서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를 치우다 지붕이 부서져 3m 아래 시멘트 바닥으로 떨어졌다.

권 소방위는 추락하는 과정에서 쓰고 있던 헬멧이 벗겨졌고 머리를 크게 다쳤다. 그는 함께 출동한 후배 소방관 2명에게 작업을 맡기지 않고 직접 나무를 치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 소방위는 사고 직후 원광대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1992년 9월 소방관으로 임용된 권 소방위는 27년 동안 화재, 사고 현장에서 항상 최선을 다해 왔다. 권 소방위의 동료들은 “차분한 성격에 배려심이 많고 모든 업무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도 태풍 피해 복구 작업을 주도하다 변을 당했다”며 “허무하게 유명을 달리하다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북소방본부는 유족과 상의해 소방서장(葬)으로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빈소는 군산시 금강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영결식은 11일 열린다. 권 소방위는 순직 소방공무원 예우 절차에 따라 국립묘지에 안장되며 훈장 및 1계급 특진이 추서된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두 아들이 있다. 차남은 경남 창녕소방서에서 의무소방원으로 복무하고 있다.

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
#태풍#링링#소방관#순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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