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딩크, 히딩크를 눌렀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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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2대표 경기… 베트남, 中에 2-0
박항서, 첫 사령탑 대결서 완승

박항서 감독(앞)과 거스 히딩크 감독이 8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베트남과 중국의 22세 이하 축구대표팀 간 경기에 앞서 서로를 끌어안으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 출처 VN익스프레스
박항서 감독(앞)과 거스 히딩크 감독이 8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베트남과 중국의 22세 이하 축구대표팀 간 경기에 앞서 서로를 끌어안으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 출처 VN익스프레스
“내 지도자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다시 만나 의미가 있었다.”

‘쌀딩크’ 박항서 베트남 22세 이하 축구대표팀 및 국가대표팀 감독(60)은 ‘원조’ 거스 히딩크 중국 22세 이하 대표팀 감독(73·네덜란드)과의 맞대결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박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대표팀의 수석코치로 히딩크 감독을 보좌해 ‘4강 신화’를 함께 썼다. 둘은 8일 중국 우한에서 열린 베트남과 중국의 22세 이하 대표팀 평가전에서 사령탑으로서 첫 지략 대결을 펼쳤다.

박 감독은 2017년 10월 베트남의 지휘봉을 잡은 뒤 아시아경기 4강, 스즈키컵(동남아시아선수권) 우승 등을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쌀 주산지인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뜻에서 ‘쌀딩크’라는 별명도 얻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9월부터 중국 22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

경기 전날 훈련을 앞두고 히딩크 감독을 만난 박 감독은 반가움에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은 박 감독을 끌어안으며 미소 지었다. 히딩크 감독은 “박 감독이 베트남에서 이뤄낸 많은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어떤 지도자도 쉽게 달성할 수 없는 성과다”라고 말했다.

양 감독의 대결에서는 박 감독이 웃었다. 베트남은 전반 18분과 후반 13분에 연달아 골을 터뜨린 응우옌띠엔린의 활약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박 감독은 수줍게 웃으며 히딩크 감독에게 다가가 고개를 숙이면서 악수를 청했다. 히딩크 감독은 악수를 한 뒤 박 감독의 등을 두드리며 격려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박항서 감독#히딩크 감독#베트남 축구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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