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0억원 팔린 호주 부동산펀드 ‘엉뚱한 투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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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업체가 계약 어기고 땅 매입… KB증권, 1200억 아직 회수 못해

KB증권이 약 3200억 원어치를 판매한 해외 부동산 사모펀드가 당초 약정한 것과 다르게 운영돼 자금 회수에 들어갔다. 투자금의 38%에 가까운 돈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여서 해당 펀드 투자자들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이 판매하고 JB자산운용이 운용한 ‘JB 호주NDIS 펀드’는 당초 투자하기로 약속한 것과 다른 부동산에 자금이 투입됐다. 원래 이 펀드는 장애인을 위한 아파트를 매입하고 정부 지원금으로 임대수익을 올리도록 구성됐다. 하지만 자금을 받은 호주 LBA캐피털은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장애인 아파트로 리모델링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투자금을 임의로 다른 토지 매입에 사용했다.

올해 3∼6월 KB증권을 통해 판매된 이 펀드에는 기관투자가가 2360억 원, 개인투자자가 904억 원을 투자했다. 전체 투자자는 170여 명. 전체 투자자금 중 2015억 원은 회수됐고 882억 원 상당의 현금과 부동산은 현지 법원 명령에 따라 동결됐다. 나머지 300억 원에 대해서는 LBA캐피털과 등기 임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제기됐다. KB증권 측은 “투자금의 최대 89% 정도는 회수할 것으로 보이며 나머지도 회수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kb증권#호주#부동산펀드#사모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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