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괜찮아, 성장통이야’… 열세 살의 뜨거운 여름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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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썸머 롱/호프 라슨 지음·심혜경 옮김/176쪽·1만3000원·시공주니어

실은, 별일이 일어난 건 아니다.

그해 그 여름방학. 열세 살 비나는 심기가 불편했다. 단짝 오스틴은 한 달이나 축구캠프로 떠나 버리고. 딱히 할 일이 없던 비나는 외롭고 쓸쓸하다. 하지만 친구의 부재가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줄이야. 그리고 돌아온 친구. 하지만 왠지 서먹한 기분을 감출 수 없는데….

‘올 썸머 롱’은 정말 사건이랄 게 없다. 주변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사소한 일뿐이다. 심심해서 단짝의 누나랑 시간을 보내고, 언제나 자신을 위로하던 음악을 듣는다. 하지만 우린 알지 않나. 겉으론 아무 일 없어도 10대의 하루는 천변만화한다. 그리고 ‘어느새 벌써’ 아이들은 한 뼘씩 쑥쑥 자라난다.

이 그래픽노블은 참 정겹다. 오랜만에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를 처음 읽었던 기분을 떠올렸다. 행간에 숨은 아이들의 맑은 감정이 당차고 보드랍다.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아이스너상 수상자라더니 역시 작가의 내공이 만만찮다. 이 여름이 끝나고 나면 비나와 오스틴은 또 어떤 청춘으로 커 나갈까. 부제인 ‘나의 완벽한 여름’이 세상의 모든 청소년에게 허락되는 세상이 됐으면. 문득 비나의 기타 연주가 들어보고 싶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올 썸머 롱#호프 라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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