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천 건 이상 시험관아기 시술 사랑아이여성의원 ‘女醫 3인방’ 김미경·박주희·황주연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난임 환자, 섬세한 카운슬러 같은 여의사 선호 추세

사랑아이여성의원의 ‘여의사 3인방’ 황주연·박주희·김미경 원장(왼쪽부터). 사진 김도균
사랑아이여성의원의 ‘여의사 3인방’ 황주연·박주희·김미경 원장(왼쪽부터). 사진 김도균
우리나라 산부인과의사회에 등록된 의사는 4천여 명. 이 중에 생식내분비학(난임분야)을 전공하고 난임시술을 하는 의사는 220여 명에 불과하다. 활동하는 난임의사 가운데 여의사는 약 130명. 전체의 60%에 해당된다.

최근 난임 의료시장에서 여의사의 인기가 높다. 난임치료는 섬세한 손끝 테크닉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환자를 위로하고 소통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난임의 원인을 심리적 근원에서부터 찾아내야 제대로 된 치료를 할 수 있어 환자들이 여의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난임시술기관은 전국에 총 535곳이 있다. 이곳에서 연간 9만여 건의 난임시술(인공수정 및 시험관시술)이 이뤄진다. 그 가운데 6만여 건이 IVF(시험관아기 시술)이다. IVF(시험관아기 시술)를 전문적으로 하는 의료기관은 160여 곳이 있다.

올해로 개원 5년째를 맞은 사랑아이여성의원은 IVF를 연간 1천 건 이상 시행하고 있는 난임전문병원이다. 개원 후 빠른 속도로 성장해 임신율, 시술건수, 배양기술력 등을 인정받으며 메이저 난임전문병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까지 세 명의 여의사 활약이 컸다. 김미경(42) 원장, 박주희(41) 원장, 황주연(45) 원장이 그 주인공이다.

난소기능저하로 어렵게 임신한 경험

개원 멤버인 김미경 원장은 그 자신이 난임환자였다. 어렵게 임신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특히 난소기능저하 여성의 임신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김 원장은 “지난 11년간 난임치료를 해온 의사인 나도 내 자신의 난소기능저하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설령 결혼을 미루더라도 생리주기와 생리혈, 생리통 등에 평소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소한 증상 하나하나가 난임이 되는 복선이거나 힌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생리통이 심할 경우 자궁내막증, 선근증, 자궁내 폴립 등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요. 생리주기(26∼35일이 정상)가 지나치게 짧아질 경우 난소기능저하를 의심해야 해요. 생리를 1년에 서너 번밖에 하지 않는 희발성월경일 경우 다낭성난소증후군일 가능성이 높고요. 생리혈이 갑자기 늘어나거나 덩어리져 나올 땐 폴립 같은 양성질환일 수 있어요. 특히 조기폐경 가족력이 있다면 미리미리 검사하는 게 좋아요.”

가임력(임신능력)은 난소기능 체크에서부터 시작한다. 평생 쓸 난자를 품고 있는 곳간인 난소의 나이를 가늠하려면 항뮐러관호르몬(AMH) 검사를 해야 한다. AMH는 난소 안에 있는 원시난포(미성숙난포)에서 분비되는 물질인데, 혈액검사로 파악할 수 있다. 난소에 예비난자 수가 많을수록 혈중 AMH 수치가 높게 나온다.

김 원장은 “난자는 한정된 숫자에서 소비되는 체제”라며 나이에 따른 난자의 애로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30세 이전에는 염색체 이상 난자가 배란될 확률이 10% 내외지만 37세부터는 20%, 40세에는 30%, 43세에는 50%, 45세 이후에는 90%입니다. 그래서 40세 이상 여성의 유산율이 40%에 달해요. 건강한 정자와 난자가 만나야 건강한 배아가 되는데, 부실한 난자(염색체 이상)로 수정이 되면 세포분열이 실패하거나 염색체 이상으로 결국 유산이 돼요. 나이 들수록 면역체계의 불균형으로 착상 실패 혹은 유산율이 높아지는데, 3회 이상 유산되면 면역체계, 혈액응고체계, 염색체 상태 등을 면밀하게 검사해봐야 해요.”

김 원장은 “나이와 난소기능이 가임력을 좌우하긴 해도 너무 걱정하지 말라”며 “난소기능저하라도 자연임신이 되는 경우가 많고 최근에는 IVF의 도움으로 출산하는 고령 여성들이 늘고 있다. 난임병원 방문만으로도 임신할 확률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난소기능과 상황에 따라 맞춤형 IVF 선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난임으로 병원을 찾는 여성 환자수가 매년 40만 명에 이른다. 난임의 이유는 여러 가지 있는데 임신 자체를 방해하는 생식기내 질환인 경우도 많다.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자궁근종 등이 이에 속한다.

박주희 원장은 “임신 방해요인 중 가장 흔한 질환이 자궁내막증”이라며 “자궁 안에 있어야 할 내막이 난소, 복막, 직장, 심지어 폐에서도 생길 수 있다. 가장 흔하게 자궁내막증이 발견되는 곳이 난소인데 방치할 경우 난소기능저하로 이어진다”고 귀띔했다.

난임시술은 인공수정(자궁 내 정자 주입술)과 시험관아기 시술(IVF)로 나뉜다. 특히 체외에서 정자와 난자가 수정 되는 IVF는 배란장애와 수정장애를 겪는 난임부부에게 획기적인 도움을 준다. 문제는 바쁜 직장여성들이다. 그녀들은 일과 난임치료(시술)를 병행할 수 있을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IVF가 예전처럼 복잡하지 않고 진료 횟수도 줄었다”며 “IVF는 과배란 주사로 난자를 여러 개 키워서 채취하고, 채취한 난자를 몸 밖에서 수정시키고 3∼5일간 인큐베이터에서 배양하며 세포분열을 지켜봐 착상 확률이 높을 만한 배아를 선별해 자궁 내로 이식을 하는 과정이다. 1회 도전에 한 달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IVF에서 임신(출산)을 위해 질 좋은 난자 키우기는 매우 중요하다. 난자는 과배란 주사제 투여로 키워지는데, FSH(난포자극호르몬)가 주성분인 과배란 주사를 맞으면 한 사이클에 여러 개의 난자가 자란다.

“시험관시술에는 주사처방과 기간에 따라 다양한 종류가 있어요. 생리 전에 여성의 기존 배란체계를 마비시켜놓고 오로지 과배란 주사로만 여러 개의 난자를 키워내는 장기요법(약 45일 소요)이 있는가 하면, 기존 배란체계에서 과배란 주사를 보충해서 난자를 여러 개 키워내는 단기 길항제요법(30일 소요)도 있어요. 난소기능이 떨어지면 배란유도제와 과배란 주사를 동시에 처방하는 저자극시험관시술을 할 수 있지만 극도로 난소기능저하(과배란 주사로 난자가 3개 미만으로 자라는)일 경우 과배란 주사 처방 없이 기존 자연배란에서 자란 1개 난자를 채취해서 체외수정하는 자연주기 시험관시술을 권합니다. 어떠한 게 더 임신율을 높인다고 단정 지을 순 없어요. 난임의사는 시술자의 몸 상태와 상황, 여건 등 고려해서 맞춤형을 선택해줘야 해요. 또한 애로사항을 감안해서 진료횟수와 주사방식 등을 조율할 수 있어요.”

난임전문병원을 ‘불임병원’으로 인식하며 방문을 꺼려하는 여성들에게 박 원장은 “임신을 앞당기려면 전문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난임의사들은 배란을 체크하고 착상환경(내막 등)과 임신방해요인을 파악하는 것이 일반 산부인과 의사와 다르게 전문적으로 훈련되어 있다”며 임신을 위해서는 반드시 난임병원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용기 음식, 고열음식 피해야

난임여성들에게 식이요법과 적절한 체중 조절은 중요하다. 황주연 원장은 임신 스트레스가 높은 난임여성들이 임신을 위한 적절한 몸과 마음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데 남다른 노하우를 갖고 있는 전문가다. 계획 임신에 실패하는 여성들에게 황 원장은 “임신을 원하면 몸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 인체는 내 몸을 지키는 데 가장 중요한 기관부터 보호하는 습성이 있습니다. 즉 몸이 힘들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생식기능부터 버립니다. 내 몸이 여유가 되어야 난자와 정자가 임신에 적합한 상태가 되어요.”

난임치료를 위해선 식습관부터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한 황 원장은 “너무 잘 먹는 식습관이 난임을 부추긴다”면서 “(임신을 원한다면) 좋은 걸 찾아 먹기보다는 나쁜 걸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플라스틱 용기에 들어있는 음식들을 피하는 등 환경호르몬 노출을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또 고단백 고탄수화물 음식을 고열에 조리했을 때 내분비 교란물질이 많이 쌓여요. 환경호르몬과 음식 내 독소가 우리 몸에서 활성산소를 많이 만들어내거든요. 몸이 스스로 해독할 수 있는 한계 이상의 활성산소가 만들어지면 배란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환경호르몬에 의한 내분비계 교란은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해 임신을 훼방한다. 무월경, 희발월경, 비만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무배란, 고안드로겐혈증(남성호르몬 증가), 인슐린 효율성 저하 등이 야기될 수 있다.

비만도 난임에 영향을 준다. 체지방이 호르몬의 원활한 분비와 작용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최근 체중 증가로 인해 다낭성난소증후군이 되었다는 사례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병원에서 진료받은 환자 수는 2014년 2만7751명에서 2018년 4만8207명으로 4년 사이 약 73% 증가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 중에 비만여성이 30% 정도입니다. 몸에 체지방이 증가하면 생리주기가 길어지면서 배란불균형에 빠질 수 있거든요. 비만이면서 다낭성난소증후군일 경우 체중 감량만으로도 임신율이 높아지는 걸 보면 체중 증가가 난임의 원인인 게 분명해요. 수면도 체중 증가와 연관성이 있는데 일찍 자서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습관이 생식력을 높여줘요. 과체중 이상인 분들은 잠 푹 자고 초록색 채소와 더 친해져야 하고,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꼭 해야 합니다.”

수태력 상승 10계명

1. 규칙적인 수면과 푹 자기
2. 하루 30분 가볍게 걷기
3. 과식하지 않기(고단백·고지방 식품 과다 NO)
4. 나쁜 영향 미치는 음식 피하기(인스턴트음식 등)
5. 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갖기(쇼핑, 샤워, 산책, 음악듣기 등)
6. 초록음식 잘 챙겨먹기(엽산보충)
7. 견과류 챙겨먹기(비타민 E)
8. 생리주기에 관심 가지기
9. 술, 담배 멀리하기
10. 플라스틱(환경호르몬) 줄이기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리빙&이슈#트랜드#사랑아이여성병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