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하는 책 마다 매출 쑥쑥…美 출판계에도 ‘오바마 효과’

  • 뉴스1
  • 입력 2019년 8월 25일 08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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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페이스북 캡처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는 물론, 유명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에 버금가는 ‘문학 인플루언서’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미 출판 관계자들은 정치가보다 서평가로서의 ‘오바마 효과’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입 모아 얘기한다.

미국의 생활전문 ‘웹사이트 인사이드훅’(Indisehook.com)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책사랑’은 일찍부터 각별했다. 그는 2015년 대통령 재임시절에도 퓰리처상 수상 작가 마릴 로빈슨을 직접 인터뷰한 기사를 유명 문예지 ‘뉴욕 리뷰 오브 북스’에 실은 적이 있다.

뉴욕타임스(NYT)에서 서평가로 활동한 가쿠타니 미치코(角谷美智子)의 과거 증언에 따르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밤에 거의 항상 1시간 정도씩 책을 읽었다. 오바마는 소설을 읽으면서 “대통령 임기 동안 사람들의 삶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상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 재임 기간 수백권의 책을 추천했고 퇴임 후에도 약 2년 반 동안 이를 계속했다.

‘문학 인플루언서(SNS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 오바마의 영향력엔 그로 인한 매출 증가도 포함된다. 휴스턴 소재 ‘브라조스’ 서점 측은 “몇 년 전 오바마가 ‘운명과 분노’를 추천했다”며 “그가 그해 가장 좋아한 책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정말 매출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출판인들은 신작을 낼 때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에게 보내고 있다. 해당 책을 꼭 소개해주기를 바라서라기보다 그저 자신들이 만든 책들을 즐겨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라고 한다.

시애틀 소재 서점 ‘아일랜드 북스’ 관계자는 ‘아마추어’ 서적 비평가인 빌 게이츠에 비해 오바마의 책 선정이 더 다양하다면서 “따분해서 깊은 한숨이 절로 나오는 게이츠의 추천서 목록보다 오바마가 훨씬 좋다”고 귀띔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작고한 소설가 토니 모리슨의 책들을 올 여름에 자신이 읽고 있는 책이라며 추천서로 소개했다.

오바마는 Δ콜슨 화이트헤드의 ‘니켈 보이즈’ Δ테드 창의 ‘숨’ Δ힐러리 멘틀의 ‘울프 홀’ Δ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여자 없는 남자들’ Δ로렌 윌킨슨의 ‘아메리칸 스파이’ Δ니콜라스 카의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Δ호프 자런의 ‘랩걸’ Δ테아 오브레트의 ‘인랜드’ Δ디노 멘게추의 ‘공기를 읽는 법’ Δ스테파니 랜드의 ‘메이드’ 등의 책도 함께 권했다.

오바마는 공상과학소설(SF)작가인 중국계 미국인 테드 창의 단편집에 대해 “큰 문제를 생각하고 해답을 찾도록 만들며 (스스로) 좀 더 인간임을 느끼게 하는” 최고의 SF소설이라고 평했다. 하루키의 책에 대해선 “인생에서 중요한 여성이 없었던 인물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탐구했다”며 “감동적이면서도 혼란스럽게 하며 대답보다 더 많은 질문을 남기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추천서 포스팅은 1주일 남짓 기간 동안 26만명이 보고 4만1000회 공유됐다. 댓글은 2만6000개 달렸다. 목록에 언급된 작가 중 로렌 윌킨슨과 스테파니 랜드는 저마다 트위터로 “매우 영광이다” “이 훌륭한 작가들과 함께 이름이 오른 것을 믿을 수 없다”며 기쁨을 표시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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