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폐지하면 입시문제 해결?
객관식 수능 부작용 해소해야 진정한 창의력 교육 가능해져

수월성을 강조하며 특별하게 학생을 선발하는 자사고를 지켜야 하나, 혹은 형평성을 위해 이를 버려야 하나? 여하튼 현 정부는 자사고의 고사(枯死)를 꾀하고 있다. 자사고에 한 번 지원했다 불합격하는 학생들에 대해서는 추후 일반고 진학을 크게 제한해 심지어는 재수를 택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정책을 도입했었고, 이에 따라 스스로 일반고로의 전환을 선택한 자사고도 이미 생겼다. 이 정책에 반발한 자사고들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4월 위헌 판결로 학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제 우리는 이런 교육제도까지 사법부 결정에 매달리는 딱한 상황이다.
자사고 형태는 2002년부터 소수 학교에서 시범 운영되다 2009년에 이르러 40여 개 학교로 확대됐다. 이제 겨우 10년을 맞은 교육제도다. 사실 성과를 논하기도 어려운 짧은 역사인데 대한민국의 교육철학과 체제가 이렇게 쉽게 수월성과 형평성을 오가는 것은 몹시 아쉽다. 우리의 교육시스템을 비유하면, 잠시도 제대로 비행을 못 하고 허구한 날 지상 격납고에서 정비와 수리만 받고 있는 항공기 같다. 우리 학생들을 태운 항공기는 언제나 푸른 하늘을 힘차게 비행하며 그들에게 큰 꿈을 심어줄 수 있을까?
이를 위해 미 공군은 대공포를 맞고도 무사 귀환한 모든 전투기를 조사했는데, 그 결과 대부분의 총흔(銃痕)은 전투기 날개 주변 동체에 집중돼 있음을 알았다. 따라서 이렇게 사격이 집중되는 부분에 튼튼한 철갑을 두르는 방안이 초기에 추진되었으나, 이는 곧 크게 수정됐다. 즉, 동체에 총알을 맞은 전투기는 살아 돌아올 수 있었지만 오히려 엔진부에 맞은 전투기는 이미 추락해 버렸기에 아예 문제로도 드러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간파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교육정책은 동체의 총흔처럼 드러나는 문제만 계속 보완하는 듯싶다. 전체 학생의 2∼3% 정도가 진학하는 자사고를 폐지하면 과연 우리 학생들은 입시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그래서 대부분이 행복한 인재로 성장할까? 자사고를 포함한 모든 교육정책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게 마련이다. 그림자를 옅게 만들기 위한 노력은 물론 필요하지만 이를 없애기 위해 송두리째 정책을 바꾸는 것은 결국 빛도 없애는 일이다.
그러면 우리 교육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잘 드러나지 않는 문제는 무엇일까? 어떤 조직이라도 거기에 속한 구성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일은 평가를 잘 받는 일이며, 당연히 학생들에게도 가장 중요한 일은 학교 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것이다. 원하는 상급 학교로의 진학 여부도 성적이 결정한다. 결국 시험 문제를 어떻게 출제하고 관리하는가에 따라 배출되는 인재의 모습은 달라진다. 시험은 교육을 지배하는 절대적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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