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세기 프랑스 화가 장오노레 프라고나르가 그린 이 그림 역시 파리 귀족층의 외도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 울창한 숲속에서 젊은 귀부인이 그네를 타고 있고, 덤불 속에 숨은 그의 젊은 정부는 거의 드러누운 자세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다. 부인의 휙 들린 치마 속을 향해 뻗은 남자의 팔과 공중에 벗어던진 여자의 슬리퍼는 두 사람 간의 성적 행위를 암시한다. 나이 든 남편은 아무 눈치도 못 채고 즐겁게 부인의 그네를 밀고 있다. 왼쪽의 큐피드 조각상은 외도의 비밀을 지켜주려는 듯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고 있고, 가운데 아기 정령 ‘푸티’들도 이들을 말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정절을 상징하는 하얀 반려견만이 남편 앞에 서서 불륜을 경고하듯 크게 짖어대고 있지만 신경 쓰는 이는 아무도 없다.
이 그림은 궁정 관료였던 생쥘리앵 남작이 주문한 것으로 불륜 커플의 모델은 바로 본인 자신과 그의 정부다. 남작은 원래 주교가 그네를 미는 장면으로 다른 화가에게 먼저 의뢰했으나 그 화가가 위험한 주제에 경악해 거절하면서 젊은 프라고나르가 맡게 된 것이다. 영리한 프라고나르는 기꺼이 의뢰를 받아들이는 대신 주교 얼굴은 일반 남성으로 대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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