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6일 굴뚝농성’ 파인텍 이어 ‘13년 최장’ 콜텍도 일터로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23일 10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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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KTX 승무원·쌍용차부터 장기 투쟁 속속 마무리
바통 이어가며 장기투쟁 사업장 노사합의 무드 계속

지난 1월11일, 노사 합의를 일궈 426일간의 굴뚝 고공농성을 마치고 내려온 파인텍 노동자들은 “파인텍을 계기로 콜트콜텍 노동자 문제도 해결되길 바란다. 우리도 함께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로부터 102일이 지난 4월23일, 콜텍 노사는 마침내 13년의 긴 투쟁에 마침표를 찍고 일터로 돌아가게 됐다.

콜텍 노사는 23일 서울 강서구 한국가스공사 서울지역본부에서 정리해고자 3인의 복직과 25인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내용 등을 담은 노사합의서에 서명하는 조인식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13년간 복직 투쟁을 벌인 이인근 콜텍 지회장과 임재춘 조합원, 김경봉 조합원은 복직이 확정됐다. 이들은 다음달 2일부터 복직하지만 현재 국내 공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같은달 30일에 퇴직하기로 했다. 다만 회사가 국내 공장을 재가동할 경우에는 노동자의 의사에 따라 채용이 가능하다.

또 이들을 포함해 직접 투쟁에 참여하지 않은 22명의 콜텍지회 소속 노동자들도 해고 기간에 대한 소정의 보상을 받기로 했다.

콜텍 노사는 13년에 걸쳐 긴 평행선을 그려왔다. 2007년 사측이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직원 100여명을 정리해고한 뒤 한국 공장을 폐쇄하고 공장을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 해외로 옮긴 것이 시작이었다.

이에 노동자들은 법적 대응까지 진행했고 고등법원에서 ‘정리해고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승소 판결까지 받아냈지만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이후 서울 강서구 등촌동 콜텍 본사를 시작으로 여의도, 광화문 등을 거치며 단식 투쟁, 고공 농성 등을 이어왔던 노동자들은 마침내 ‘명예복직’의 뜻을 이룰 수 있게됐다.

국내 최장기 투쟁사업장으로 남아있던 콜텍 노사 문제까지 해결되면서, 지난해부터 시작된 장기 투쟁 사업장의 노사합의 무드가 계속 이어지게 됐다.

가장 먼저 오랜 갈등에 마침표를 찍었던 이들은 코레일과 KTX 승무원들이었다. 승무원 180여명은 지난해 7월 해고된 지 12년만에 정규직 전환 복직에 합의했다.

이들 역시 해고된 이후 민사 소송을 냈지만 대법원 판결 끝에 패소했다. 이후 ‘재판 거래’ 의혹이 불거지면서 해고승무원들은 다시 투쟁에 돌입했고, 코레일이 이들을 특별채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같은해 9월에는 쌍용차 노사도 해고노동자 119명 전원 복직에 합의했다. 사측은 2009년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같은해 4월 정리해고를 결정했고, 노조원들은 공장 점거 농성을 벌이는 등 극렬투쟁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들이 구속되고 경찰이 다치는 등 소요사태가 빚어졌고, 10년 가까운 분규가 이어지는 동안 30여명의 쌍용차 관련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1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쌍용차 사태는 문재인 대통령이 쌍용차의 모기업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회장을 만나면서 실마리가 잡혔고, 노사정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도 중재에 나서면서 노사 합의까지 이어지게 됐다.

굴뚝에서 내려온 뒤 콜텍 노동자들을 언급했던 파인텍 노동자들도 지난 겨울 장기투쟁을 마무리한 바 있다. 모회사의 공장 가동 중단과 정리해고에 반발한 노동자들은 도합 834일을 하늘에서 보냈다.

차광호 파인텍 지회장이 2014년 5월부터 408일간 경북 구미의 스타케미칼 공장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벌였고,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이 2017년 11월12일부터 426일간 목동 열병합발전소에서 투쟁했다.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은 굴뚝 위 단식투쟁이라는 초강수까지 띄웠고, 결국 6번째 교섭에서 노사는 극적인 합의를 이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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