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융합인재 위해서라면… 대학, 교육체질 확 바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3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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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차산업혁명을 이끌다]

모든 고용지표가 바닥을 향하고 있지만 ‘4차 산업’과 관련된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발간한 ‘2015∼2025 대학 전공계열별 인력수급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까지 공학계열은 26만800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각 대학은 교육의 체질까지 개선하며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인재를 키워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대학, 학과 장벽 부수고… 융·복합 인재 추구

114년 역사상 최초로 공과대 출신 총장을 선임한 고려대는 인문계와 이공계의 장벽을 없애는 ‘융합적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인문계와 이공계를 가리지 않고 학생이 흥미 있는 커리큘럼에 지원하면 된다.

대표적인 융합전공으로는 △심리, 뇌인지, 수학, 인공지능 등의 교과과정으로 구성된 뇌인지과학 융합전공 △언어, 뇌, 컴퓨터에 해당하는 분야별 전공과목을 이수하는 LB&C(Language, Brain & Computer) 융합전공 △컴퓨터, 수리, 법, 경영분야의 전공과목을 이수하고 현장실습까지 진행하는 소프트웨어벤처 융합전공 등이 있다.

상명대는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점을 반영해 2017년 서울캠퍼스 융합공과대학 내에 ‘휴먼지능정보공학과’를 신설했다. AI 개발에 필요한 프로그래밍 기술을 비롯해 다양한 학문을 다룸으로써 인간에 대한 이해를 가진 공학자를 양성한다는 게 상명대만의 차별화된 장점이다.

광운대는 2017년 3월 소프트웨어융합대학을 세우고 해당 분야의 핵심인재 양성에 나섰다. 광운대에 입학하는 모든 신입생은 전공에 상관없이 소프트웨어 소양 교육(컴퓨팅사고·C프로그래밍)을 받아야 한다. 인문학적 아이디어를 ICT 기술에 접목 가능한지, 디자인적으로 어떻게 구현할지를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고려사이버대는 지난해 인문사회학과 공학을 포괄하는 ‘미래학부’를 신설했다. 또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각계 전문가들의 명강의를 재학생뿐만이 아닌 일반인에게 제공한다. 전국민을 대상으로 평생교육을 실현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서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전문가 육성 시스템

단국대는 수년 전부터 ‘IT(정보기술), BT(생명과학), CT(문화기술), 외국어교육’ 등 4대 특성화 전략을 수립해 핵심 사업들을 진행 중이다. 5년간 80억 원을 투입해 영국 UCL(University College London) 이스트먼 치의학연구소와 조직재생 분야 원천기술 확보에 나서며 생명과학 분야에서 입지를 다졌다. IBM코리아 등 글로벌 IT기업과 취업연계형 인턴십도 실시하고 있다.

전 세계 94개국 757개 대학 및 기관과 교류하는 한국외국어대는 국제적 인프라를 기반으로 다양한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300여 명의 학생들이 해외 인턴십을 통해 글로벌 역량과 직무역량을 키우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는 학생들이 어학연수 6개월과 해외 기업 인턴십 6개월을 통해 1년간 이론과 실무경험을 쌓을 수 있는 ‘전략지역 전문가 아너스(Honors)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인천재능대는 세계적 대학과의 교류를 통해 학생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세계 3대 조리명문대학 중 하나인 영국 킹스웨이 칼리지(WKC), 뷰티 분야에서 세계적인 전문가를 양성하는 시티앤드이즐링턴칼리지(CIC)와의 공동교육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사례다.

혁신적 공학교육 위한 인프라 확충

성균관대는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지원하는 대학원과정에 AI전문인력을 양성하는 ‘AI 대학원’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학부에도 인포메틱스융합전공, 데이터사이언스융합전공 등의 ‘융합전공’을 신설했다.

건국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첨단 개방형 창의·융합학습 라운지인 ‘K-큐브’(K’reateive Cube)를 열었다. K-큐브는 ‘개방, 창의, 융합, 소통’을 콘셉트로 기존 독서실처럼 칸막이가 있는 정적이고 폐쇄적인 열람실 구조에서 탈피해 학생들이 함께 토론하고 교류하며 창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든 ‘협동학습 공간’이다.

삼육대는 ‘SU-교수역량강화’ 모형을 개발해 이번 학기부터 적용키로 했다. 교수들의 역량을 높여 내실 있는 교육을 하겠다는 취지다. 교육과정은 △캡스톤디자인, 스마트러닝 등 최신 혁신 교수법을 익히는 ‘교수법 아카데미’ △리더십, 4차 산업 역량 등 전문 역량을 강화하는 ‘레벨업 워크숍’ 등으로 구성돼있다.

숙명여대는 학생들이 산업현장의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캡스톤디자인’ 교과목을 2015년 10개에서 2018년 49개로 대폭 확대했다. 또 공학기반 융합교육 프로그램인 프라임테크스쿨, WINE(Women In Engineering), WIC(WINE Intensive Course)를 운영하며 재학생들의 취업·창업을 돕고 있다.

세종대는 창업지원 프로젝트인 ‘청년 가온누리공간’ 사업을 통해 창업지원센터, 창업공간, 세미나실, VR(가상현실) 체험관 및 휴식 공간 등 생활편의시설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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