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사관 침입사건, 스페인-미국 외교 갈등으로 비화되나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14일 11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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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경찰, 괴한 중 2명의 신원 및 CIA 연관성 밝혀내

2차 북미정상회담 직전인 2월 22일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발생한 괴한 침입사건이 스페인과 미국 간의 외교갈등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스페인 경찰과 국가정보센터(CNI)가 10명의 괴한들 중 2명이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관돼 있음을 밝혀냈지만, 미 CIA는 이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사건의 배후에 CIA가 있는 듯하다는 보도는 지난 12일 현지언론 엘 콘피덴시알에 의해 처음 보도된 바 있다. 뒤이어 13일 스페인 최대 일간지 엘파이스는 경찰과 CNI가 괴한들 중 2명의 신원을 확인했고, 이들이 CIA과 연관돼있는 것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당국은 CIA에 북한 대사관 괴한 침입사건에 개입돼있냐고 문의했고, CIA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CIA의 답변이 신빙성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엘파이스는 이번 사건으로 마드리드와 워싱턴 간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 소식통들은 만약 사실로 드러날 경우 “동맹국의 용인할 수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정보요원들은 스페인 정부의 허락없이 활동할 수없을 뿐만 아니라, 외교공관을 침입할 경우 외교관 보호에 관한 국제협약에도 위반이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통상적인 정보 수집활동이나 사이버 공작과 달리 직접 외교 공관에 칩입해 직원들을 결박한 것은 매우 폭력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 북한 대사관에 침입한 괴한들은 대사관 안에 있던 8명을 결박하고 머리를 가린 다음 구타를 하고 취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경찰과 CNI는 범인들이 일반적인 범죄자일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 마치 군사 작전처럼 완벽하게 계획된 정황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범인들은 돈과 보석에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고, 오로지 컴퓨터와 휴대전화만 찾아내 가져갔다고 엘파이스는 전했다.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북한측 실무협상 책임자인 김혁철 대미측별대표가 2017년 9월 대사로 근무했던 곳이다. 이번 사건과 김혁철 대표 및 북미 정상회담 간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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