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주의 소비 ‘에코세대’ 잡아라”

김형민 기자 입력 2019-02-26 03:00수정 2019-02-26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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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硏 소비성향 분석
베이비붐 세대 자녀 1977∼86년생, 주52시간제시대 소비 주도계층
개인주의 성향 강하고 디지털 친숙… 홈-온라인서 건강관리-문화활동
“주52시간 여가수요는 줄어들것”

직장인 김민석 씨(35)는 최근 영화관을 가지 않은 지 1년이 넘었다. 예전에는 한 달에 5번 이상 극장에서 영화를 봤지만 요즘은 영화관 가는 비용을 아껴 한 인터넷TV 서비스 회사의 영화 이용권을 구매한다. 김 씨는 “집에서 편한 복장으로 내가 원하는 시간에, 그것도 다른 사람 방해를 받지 않고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김 씨처럼 1977년부터 1986년 사이에 태어난 이른바 에코 세대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국내 시장의 주력 소비 계층으로 떠오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에코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 세대로 베이비붐 현상의 메아리(echo)라는 뜻에서 비롯됐다. 근무 시간이 단축되면서 ‘저녁이 있는 삶’을 누리게 되는 이들은 ‘집에서 혼자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각종 여가 활동’에 지갑을 열 것이라는 전망이다.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5일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른 근로자들의 소비 성향 및 유망 업종 변화를 전망한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는 여가 시간이 늘어나면서 수도권 및 대도시에 밀집한 에코 세대 임금 근로자가 핵심 소비 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건강관리 및 문화 활동을 주로 즐기며 소비 기준을 집(Home)과 온라인(Online)에 둘 것으로 예상된다. 집에서 혼자 인터넷 모바일 기기 등을 통해 할 수 있는 ‘가성비 높은’ 여가 서비스나 재화에 관심을 둘 것이라는 분석이다.

에코 세대가 이러한 소비 패턴을 보이는 것은 개인주의적이고 삶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성향 때문이다. 보고서는 에코 세대가 학창 시절 PC통신을 시작으로 한 초기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고 외환위기라는 극심한 사회적 변화를 겪어 개인주의적 성향을 강하게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스펙 쌓기’ 등 개인의 경력과 이력을 쌓는 활동에 집착하고 직업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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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제 영향으로 야근이 줄고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로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도 에코 세대의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그 결과 집에서 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 취미와 관련한 정기 구독 서비스, 셀프 인테리어, 집에서 하는 피부 관리 등의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정보기술(IT)에 친숙한 에코 세대는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웹툰 웹소설 구독, 거주지 인근 호텔에서 휴가를 보내는 ‘호캉스’, 온라인 신선식품 주문 등에 더 적극적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오유진 연구위원은 “에코 세대는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디지털에 친숙하다”며 “미세먼지로 야외 활동이 제한을 받는다는 점도 집에서 하는 소비 문화를 부추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고서는 주 52시간 근무제로 인한 여가 수요가 올해 정점을 찍은 뒤 이후에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 임금 근로자 중 주 52시간 근무제에 영향을 받는 근로자 비중은 계속 확대되지만, 사업장 규모가 작아질수록 평균 소득이 줄어들어 여가 지출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또 근로자의 평균 연령이 높아질수록 교육비 부담이 커져 여가 활동에 대한 지출 여력이 상대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오 연구위원은 “기업들은 변화하는 소비 패턴에 적응하기 위해 고객이 원하는 사항을 찾아주는 맞춤형 추천 서비스 등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개인주의 소비#에코세대#베이비붐 세대#주52시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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