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미래 ‘친환경’에서 찾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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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홍석봉 전남도청 친환경농업과장

건강과 웰빙은 지난 수년간 세계 사람들을 사로잡은 가장 강력한 식품 트렌드다. 안전하고 신선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유기농산물을 중심으로 친환경 농식품에 대한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친환경 농식품의 시장규모는 약 1조4000억 원, 5년 내 2조 원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적으로도 식품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기농 식품 시장은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글로벌 최대 소비시장인 중국은 약 70조 원에 달할 정도다.

그동안 농업은 경제발전 과정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다. 더욱이 값싼 수입 농수산물의 공세와 기후변화로 인한 빈번한 기상이변은 식량 자급자족에 필수적인 핵심 곡물의 안정적 생산까지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귀농과 귀촌의 증가, 과학적인 영농은 우리 농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여기에 지역 특색에 맞는 브랜드 개발 등 지자체의 차별화된 친환경 육성정책도 힘을 보탰다.

특히 친환경 농업 1번지라 불리는 전라남도는 농업의 미래혁신 모델을 주도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전남의 2018년 친환경농산물 인증면적은 전국의 55%를 점유하고 있어 친환경농업을 선도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벼를 비롯한 곡물, 과수 및 채소 등 인증품목을 다양화하고 유기농업의 특성상 공동작업을 위한 단지 조성 등 산지 조직화에도 앞장섰다. 친환경 농자재 구매비를 비롯한 인증지원 확대 등 정책적, 제도적 뒷받침과 표준화된 유기농 교육과 친환경 재배 매뉴얼 보급도 한몫했다. 또한 학교급식, 공공급식에도 공급을 확대하며 미래 세대를 위해 바른 먹거리 교육을 포함하여 환경, 생태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친환경 농업은 농촌의 고부가가치 창출에만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사회적 가치를 지닌다. 단순히 인류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것을 넘어 토양, 물, 공기, 생태, 경관 등 지구의 중요한 환경을 보전하는 등 공익적 가치가 더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남의 농경지에서는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량이 줄어들고, 체계적인 관리로 땅이 살아나고 있다. 자연의 모습을 되찾자 농촌을 방문하는 도시민도 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터전은 비옥해졌다. 유기농 재배법의 특성상 함께해야 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농촌 고유의 공동체 의식도 되살아나고 있다. 일반 농사보다 꼼꼼하게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아 더 힘들고 손이 많이 가지만 까다로운 관리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은 고스란히 소비촉진으로 이어진다.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높은 신뢰는 농가소득에도 일조하며 농민들의 노력과 땀을 보상해준다.

농업은 과거 시대의 아픔과 배고픔을 해결했고 경제성장과 함께 국민의 식탁을 사계절 풍성하게 하며 묵묵히 우리의 밥상을 든든히 지켜왔다. 이제 농업은 적극적인 친환경 확대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다. 안전한 먹거리와 지역 농산물 소비촉진, 환경 보전의 선순환체계로 체질 개선에 나서며 국가 신성장 동력으로 거듭나고 있다. 우리 땅에서 나는 제철 농산물은 그 어느 것과도 견줄 수 없는 건강식이다. 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친환경 농산물을 즐겨 먹는 게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정성과 노력이 깃들고 과학까지 더해진 친환경 농산물은 더할 나위 없이 내 몸과 우리 땅, 미래를 지키는 선택이다.

홍석봉 전남도청 친환경농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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