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부인 민주원 “미투 아닌 불륜”…기혼녀들 “민 씨도 피해자”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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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14일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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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뉴시스
안희정 전 충남지사.뉴시스
김지은 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받는 것과 관련해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주원 씨가 “2심 재판부가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사건은 용기 있는 미투가 아닌 불륜사건”이라고 주장하며 심경을 전했다.

이에 여성계는 민 씨의 아픔에 공감하면서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안 전 지사의 잘못이라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민 씨는 1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나는 김지은 씨를 피해자로 인정할 수 없다. 불륜을 저지른 가해자가 피해자가 되는 상황을 더는 받아들일 수가 없다”며 “김지은 씨는 안희정 씨와 불륜을 저지르고도 안희정 씨를 성폭행으로 고소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김지은 씨가 안희정 씨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었다. 남편을 믿어왔기 때문에 그 배신감을 감당할 수 없었다”며 “남편을 용서할 수 없었지만, 재판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그러나 2심 재판은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작심한 듯 판결했다. 나는 이제 남편과 김지은 씨에게 죄를 물을 수도, 벌을 줄 수도 없어졌다”면서 “이제는 남편의 불명예를 아무 잘못 없는 나와 아이들이 같이 짊어져야 할 처지가 되고 말았다”고 토로했다.

민 씨는 김 씨의 주장이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하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김지은 씨는 1심에서 ‘밀회를 저지하기 위해’ 방 앞을 지키고 있었다고 했는데, 2심에서는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라고 말을 바꿨다”며 “성폭력 피해자라고 하면서 자신에게 2번씩이나 성폭력을 가한 가해자를 지키기 위해 방문 앞 계단에서 쪼그리고 앉아 잠이 들었다는 1심에서의 주장이 자신이 생각해도 말이 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진술을 번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황당한 주장을 성인지감수성을 가지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인지 나는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2심 판사님은 어떻게 김지은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며 사실과 어긋나는 판결을 내리셨느냐. 왜 진짜 거짓말쟁이 손을 들어주시면서 내 경험을 거짓말이라고 하셨느냐”고 원망했다.

민 씨는 “내가 위증을 했다면 벌을 받겠다. 나는 이제 나와 내 아이들을 위해 진실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글을 본 맘 카페 회원들은 ‘민주원 씨의 답답한 심정 이해된다’ ‘결혼생활을 하는 여자라면 민주원 씨의 심경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다’ ‘여자의 촉은 무시할 수 없다’ ‘남편 때문에 마음 고생한 민주원 씨도 피해자다. 응원한다’ ‘나도 자식 가진 엄마지만, 본인이 받은 상처보다 자식들이 상처받는 게 더 마음 아플 것’ 등 댓글을 달며 민 씨를 옹호했다.

그러나 기혼자와 미혼자의 입장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미혼자가 많은 여성 커뮤니티의 회원들은 김지은 씨의 2차 가해를 걱정했다. ‘증거가 없는데 무작정 이런 글 올리면 김지은 씨는 또 피해를 본다’ ‘남편 옹호하기 위해 김지은 죽이기 하네’ ‘피해자 입장에서 그 글을 읽는다고 생각해보니 억장이 무너진다’ 등 의견을 남겼다.

그럼에도 이들은 ‘이 모든 게 안희정 탓’ ‘안희정이 제일 잘못했지’ ‘한 번에 두 여자 인생 날려 버린 안희정은 평생 없는 듯 살아라’ 등 한 목소리로 안 전 지사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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