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만년 하위 우리카드가 1위에 올랐다. 13일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하며 승점 3점을 추가한 우리카드는 19승 11패 승점 59점으로 순위 테이블 가장 높은 곳에 섰다. 1경기를 덜 치른 2위 대한항공(57점), 3위 현대캐피탈(56점)을 제쳤다. 2008년 출범 후 사상 첫 봄 배구를 넘어 정상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시즌 전체 7팀 중 6위에 머무는 등 상위권과 연이 없던 우리카드가 이렇게 달라진 데는 결정적인 세 가지의 선택이 있었다.

첫 번째는 신영철 감독(55) 선임이다. 김상우 전 감독과 재계약을 하지 않은 우리카드는 신임 감독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내걸었다. △세터 출신으로 △지도력이 있고 △봄 배구 진출 경험이 있는 감독을 원했다. 그 적임자가 바로 신 감독이었다.
신 감독의 우선 과제는 팀에 가득한 패배 의식을 씻는 것이었다. 신 감독은 13일 통화에서 “(순위권) 아래 있는 팀을 많이 맡다보니 팀을 끌어올리는 건 자신이 있었다. 다만 성적이 안 나는 팀 특유의 불신이 쌓여있는 분위기를 없애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4연패로 시작했던 신 감독은 “올해 봄 배구를 못해도 좋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너희는 계속 아래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쓴 소리를 하며 선수들을 일깨우려 애썼다. 지금의 팀 분위기는 신 감독도 만족할 정도다.

사실 팀 전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두 번째 선택이다.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아가메즈(34)를 선택한 것이다. 전 시즌 순위에 따라 2018~2019시즌 트라이아웃에서 두 번째로 높은 확률(21.4%)을 갖고 있던 우리카드는 확률을 뚫고 1순위 지명 권한을 얻었다. 애초 1순위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하고 타이스(삼성화재) 또는 파다르(현대캐피탈) 지명 계획을 세웠던 우리카드는 주저 없이 아가메즈의 이름을 호명했다.
선수를 택했다고 모든 구슬이 꿰어지는 건 아니었다. 까다로운 성격의 아가메즈를 팀에 녹아들게 하기 위해 구단은 과거 V리그에서 선수로 뛰었던 네맥 마틴 코치를 전담으로 붙여 관리하게 했다. 신 감독은 아가메즈의 의사를 존중하면서도 동시에 코트 위에서 해줘야 할 역할을 명확히 했다. 팀에 안착한 아가메즈는 기대대로 ‘세계적인 공격수’다운 경기력을 뽐냈다. 아가메즈도 자신이 만난 감독 중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신 감독을 높게 평가하고 존중했다. 아가메즈는 현재 득점 선두(864점), 공격종합 3위(성공률 55.39%)에 오르며 팀 성적을 견인하고 있다.

세터 노재욱(27)의 영입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붙박이 주전 세터(유광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신 감독은 토종 에이스 최홍석을 보내고 세터 노재욱을 받아오는 한국전력의 트레이드 제안을 받아들였다. 키가 크지 않은 유광우(184㎝)를 대신해 191㎝의 노재욱을 기용해 사이드 블로킹을 높이겠다는 계산이었다. 토스가 낮고 빠른 노재욱의 장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리카드는 11월 노재욱 영입 후 그의 출전 기회를 늘리면서 점점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동시에 최홍석이 빠지면서 생긴 빈 자리는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됐다. 평소 결정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레프트 나경복(25)은 꾸준한 기회를 얻으면서 자신감을 끌어올렸고, 2년차 한성정(23) 또한 가능성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신인 황경민(23)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신 감독은 “세 선수의 장단점이 각기 다르다. 경복이의 장점이 높이라면 경민이는 스윙이 빠르다. 성정이도 수비 부담이 있는 포지션 선수치고 공격력이 좋다. 앞으로 상황이 되는 대로 선수들을 기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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