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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DBR]스타트업과 함께 날아오른 ‘와디즈’

입력 2018-11-28 03:00업데이트 2018-12-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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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크라우드펀딩 1위 비결

신혜성 대표
‘군중(crowd)’과 ‘자금 조달(funding)’을 합친 ‘크라우드펀딩’. 초기 독립영화 제작이나 어려운 사연을 가진 사람에 대한 생계지원 정도의 역할을 하던 크라우드펀딩이 스타트업 투자의 한 축을 담당할 정도로 성장한 데는 ‘와디즈(wadiz)’의 역할이 컸다. 2012년 창업한 와디즈는 ‘영철버거’, 영화 ‘노무현입니다’ 등 펀딩 프로젝트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크라우드펀딩 대중화에 기여했다. 특히 2016년 국내 최초로 온라인 소액중개업자 자격을 획득해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분야에서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최근에는 크라우드펀딩을 넘어 새로운 유통 및 마케팅 플랫폼으로의 성장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미 안정적인 유통망과 마케팅 역량을 갖춘 대기업들이 와디즈를 통해 신제품을 출시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는 261호(2018년 11월 2호) 케이스 스터디 코너를 통해 와디즈의 성공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 핵심 내용을 요약한다.

○ 새롭고 독보적인 상품에 집중

와디즈가 제공하는 크라우드펀딩 서비스는 크게 보상형(리워드형)과 증권형(투자형)으로 나뉜다. 보상형은 스타트업이 출시한 특정 신제품에 투자자들이 투자를 하고 그 보상으로 싼값에 해당 제품을 받는 방식이다. 와디즈는 출범 초기에 보상형에 집중했다. 당시 관련법 미비로 기업이나 특정 프로젝트의 주식 혹은 채권에 투자해 사업 성과에 따라 배당을 받는 증권형 펀딩을 진행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와디즈는 창업 초기 스타트업을 자사의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는 데 역량을 집중했다. 괜찮은 스타트업들이 와디즈를 통해 투자를 받고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질수록 투자자들이 자연스럽게 모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 스타트업들도 사업에 성공하려면 어떻게든 투자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생소한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거부감이 덜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무 업체나 와디즈를 통해 펀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와디즈는 초기부터 뚜렷한 철학을 갖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기업을 선정했다. 즉, 새롭거나 독보적인 아이템만 와디즈를 통해 투자자를 만날 수 있다는 원칙을 고수했다. 이 기준을 바탕으로 엄선한 펀딩 프로젝트들이 연이어 성공하면서 와디즈는 세상에 없는 새롭고 독보적인 제품을 만나게 해주는 플랫폼으로 부상했다.

○ 투자형 펀딩으로 날개 달다

와디즈가 경쟁사들을 제치고 크라우드펀딩 선두 기업으로 도약한 계기는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덕분이다. 창업 초기부터 증권형 크라우드펀딩이 가능해져야 관련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 와디즈는 해외 자료들을 번역해 정책 당국에 소개하거나 교육을 진행하는 등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법안 통과를 위해 애썼다. 그 덕분에 관련 법규가 개정되면서 와디즈는 2016년 1월 국내 1호 증권형 크라우드펀딩 라이선스를 받았다.

와디즈는 이후 문화 콘텐츠, 식품, 여행 등 카테고리를 빠르게 확장하며 새로운 대체투자 시장을 키워갔다. 올해 10월 말 기준으로 와디즈는 증권형 펀딩 시장에서 금액 기준 점유율 67%, 투자 건수 기준 점유율 93%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증권형 펀딩 성공 사례는 국내 일본 영화 관객 수 1위를 달성한 ‘너의 이름은.’이다. 2016년 와디즈를 통해 펀딩을 진행했던 ‘너의 이름은.’ 프로젝트는 영화 펀딩 사상 최고 수익률인 연 80%를 기록한 바 있다. 또 청와대 호프미팅의 만찬주로 채택돼 화제를 모았던 수제 맥주 제조기업 ‘세븐브로이’ 역시 지난해 와디즈를 통해 약 5억8000만 원을 조달했다.

○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으로 급부상

와디즈는 최근 단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넘어 마케팅 및 수요 조사 수단으로서의 역할도 확대하고 있다. 수요 조사 및 마케팅 플랫폼으로 와디즈를 활용한 대표적 사례는 ‘두잇 드라이하우스’ 프로젝트다. 이 회사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해 건조 기능을 장착한 반려동물용 집을 만들었다. 평상시 집으로 사용하다 필요 시 드라이기를 연결해 반려동물의 물기를 제거해 주는 제품이다. 창의적인 제품이었지만 시중에 비슷한 제품이 없어서 수요 예측이 불가능했다. 주먹구구로 생산량을 정했다가 안 팔리면 스타트업 입장에서 재고 부담을 버텨낼 재간이 없었다. 하지만 와디즈 펀딩을 이용해 50일 만에 목표액의 1000%인 2억 원을 모집해 신제품 홍보 효과와 더불어 적정 초기 생산량을 결정할 수 있었다.

최근에는 대기업들이 와디즈를 마케팅 및 수요예측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다. 대상웰라이프는 식사 대용 기능식품 ‘마이밀’을 와디즈에 선공개하며 최대 45% 할인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제공했다. 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 9월 와디즈를 통해 선주문 방식으로 한 달간 롱패딩 ‘플립(Flip)’을 시범 판매했다. 미리 제품을 만들어 놓고 신세계 유통망을 활용해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제품 디자인을 보고 소비자가 와디즈 플랫폼을 통해 투자를 하면 그 수량만큼 만들어 공급하는 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이런 획기적인 유통 혁신 시도에 1623명이 응답하면서 총 2억5300만 원이 모였다.

임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와디즈 사례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려는 스타트업이 성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초기에 새롭고 참신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게 플랫폼 성장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분석했다.

장재웅 기자 jwoong0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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