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물 간편식 만들어 유통-수출까지… ‘곤드레 6차산업’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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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에서 미래를 찾는다]농촌융복합산업 우수사례경진대회 최우수상 ㈜설악산그린푸드

지난달 31일 전국 농촌융복합산업 우수사례경진대회가 열린 대전 동구 선샤인 호텔에서 함승우 설악산그린푸드 대표가 곤드레 나물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설악산그린푸드 제공
지난달 31일 전국 농촌융복합산업 우수사례경진대회가 열린 대전 동구 선샤인 호텔에서 함승우 설악산그린푸드 대표가 곤드레 나물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설악산그린푸드 제공
지난달 31일 대전 동구 동서대로 선샤인 호텔.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열린 ‘전국 농촌융복합산업 우수사례경진대회’에서 농업회사법인인 ㈜설악산그린푸드는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대회는 농산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돌보는 생산(1차 산업)을 넘어 제조 및 가공의 2차 산업에다 체험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3차 산업까지 연계한 농촌융복합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2013년 시작돼 올해로 6회째다.

○ 6차 산업 선도 모델

강원 양양군 제2그린농공단지에 위치한 설악산그린푸드는 이번 대회에서 6차 산업의 모범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양양지역 100여 개 농가로 구성된 산채작목반연구회와 계약을 맺고 매년 산채 65t을 공급받는다. 1차 산업적 특성이다. 공급받은 산채는 ‘간편곤드레’ ‘곤드레된장국’ 등 가정간편식(HMR)으로 가공 판매한다. 2차 산업적 요소를 갖춘 셈이다. HMR가공품은 홈쇼핑이나 대형마트, 공항면세점 등을 통해 제품을 공급한다. 미국, 캐나다, 일본, 베트남 등지로 수출도 한다. 유통 및 수출이라는 3차 산업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함승우 설악산그린푸드 대표(41)는 “국민심사단이 농업을 6차 산업(1차+2차+3차 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농촌융복합산업화에 관심이 많아 상을 받은 것 같다”며 “6차 산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설비 투자 시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HMR 트렌드를 읽은 혜안

설악산그린푸드는 2016년 11월 국내 최초로 동결건조 나물류 제품인 ‘간편곤드레’와 ‘곤드레된장국’을 선보였다. 독신 가구 증가로 ‘혼밥’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에 착안한 선택이었다. 단순히 산채를 삶거나 건조하는 기존 가공방식에 머물지 않고 소비자 니즈를 분석해 가정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HMR에 집중했다.

건조 블록 형태로 만들어 부피와 무게를 줄였다. 물만 부으면 손쉽게 먹을 수 있는 데다 영양소도 풍부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이 호응하기 시작했다. 때마침 건강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지난해 21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혼자 간단히 먹더라도 건강하고 알차게 즐기고 싶은 소비자 욕구를 반영한 패스트 프리미엄 제품인 ‘고소한 비빔곤드레’와 ‘매콤한 비빔곤드레’도 개발해 올해 7월부터 편의점인 ‘GS25’에 공급해 7만 개 이상을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자체 홈페이지와 이마트몰 등 온라인 판매와 함께 롯데마트, 농협하나로마트, 코레일유통 등 오프라인 판매처를 늘려가며 유통 채널도 꾸준히 확대했다. 홈쇼핑도 적극 활용했다. 높은 할인율로 수익성은 낮지만 매출과 함께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취해진 조치였다.

설악산그린푸드는 내수시장에만 머물지 않았다. 올해 미국, 캐나다, 일본, 베트남 등지에 1억5000만 원어치를 선적했다. 그 덕분에 회사 고용 인원이 2015년 8명에서 현재 18명으로 늘어날 정도로 사세도 커졌다.

최봉순 농식품부 농촌산업과장은 “현대인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적극적인 홍보로 수십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설악산그린푸드는 농촌에서 새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모델”이라며 “이번 대회 수상업체들에 홍보와 판로 개척 등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
#나물 간편식#유통-수출#곤드레 6차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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