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경찰, 양진호 ‘음란물 카르텔’ 정조준… “4, 5개 업체서 대거 공급”

조동주 기자 , 이지훈 기자 , 홍석호 기자 입력 2018-11-05 03:00수정 2018-11-05 0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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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양 회장 소환조사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경기 성남시 판교 단독주택 지하 다도실. 양 회장은 이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수억 원 상당의 고급 보이차를 과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자 제공
‘웹하드계의 큰손’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47)이 정체가 불분명한 콘텐츠 공급업체들에서 음란물을 포함한 불법 영상을 대거 공급받아 자신이 운영하는 웹하드에 올린 정황을 경찰이 파악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경찰은 콘텐츠 공급업체들이 사실상 양 회장 소유인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양 회장이 콘텐츠 공급업체 4, 5곳과 계약을 맺고 자신이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에 음란물을 대거 유통한 정황을 파악했다. 위디스크와 파일노리는 국내 1, 2위 웹하드 업체다. 콘텐츠 공급업체들은 웹하드 수익을 양 회장과 나누는 방식으로 제휴를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이 등장하는 ‘몰카’에 대한 단속이 심해지자 이 업체들은 중국 여성 등 외국인이 등장하는 불법 촬영물을 집중적으로 공급했다고 한다.

양 회장은 2011년 저작권이 있는 국내외 영화와 드라마를 무단으로 웹하드에 유통시킨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됐었다. 이 과정에서 그가 불법 업로드 업체를 따로 만들어 저작권이 있는 영상들을 무단으로 웹하드에 올리도록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검찰은 저작권이 있는 영화나 드라마에 대해 수사를 집중했었는데, 이번 경찰 수사는 음란물 유포 구조에 방점이 찍혀 있다. 양 회장에게 음란물을 제공한 업체들은 대부분 파일공유(P2P) 프로그램인 토렌트나 해외 사이트 등에서 무료로 음란물을 내려받은 뒤 양 회장의 웹하드에 유통해 수익을 내왔다고 한다.

경찰은 양 회장이 불법 영상 ‘헤비 업로더’(인터넷에 대량으로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에게는 혜택을 제공하며 불법 업로드를 독려해온 혐의도 포착했다. 웹하드 회원이 영상을 내려받으면 그 영상을 올린 사람에게 일정 포인트가 지급되는데, 헤비 업로더들이 이렇게 모은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꿀 때 수수료를 깎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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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경찰은 양 회장이 음란물을 유통하는 동시에 자신의 웹하드에 올라오는 불법 영상을 걸러주는 필터링 업체까지 운영하며 ‘셀프 검열’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웹하드 영상물은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반드시 필터링을 거쳐야 하는데, 이 업체마저 자신이 직접 운영하며 검열 여부를 좌우했다는 것이다. 경찰은 양 회장이 필터링 업체를 운영하며 자신의 웹하드에 올라오는 불법 영상물을 고의로 방치했다고 보고 있다.

양 회장은 음란물 유포나 저작권법 위반 방조죄로 처벌되는 것을 우려해 측근을 회사 대표에 앉히고 배후에서 조종하는 방식으로 회사를 운영해왔다. 양 회장 대신 형사처벌을 받은 측근에게는 직위나 금전으로 보상을 해줘 불만을 달랬다고 한다. 2011년 양 회장이 구속됐을 당시 함께 입건된 명목상 회사 대표 2명 모두 과거 저작권법 위반 방조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다.

경찰은 조만간 양 회장을 소환 조사하고 음란물 유포 혐의와 직원을 구타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2015년 4월 양 회장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전 직원 강모 씨는 3일 경찰에 출석해 5시간가량 피해 사실을 진술했다.

조동주 djc@donga.com·이지훈·홍석호 기자
#양진호 음란물 카르텔#업체서 대거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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