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 ‘#작대기 팔아요’…온라인 타고 일상 파고든 마약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3일 14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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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모(47)씨는 지난해 11월 인터넷으로 알게된 한 누리꾼으로부터 마약을 구입하기로 했다. 판매자가 알려준 장소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메트암페타민을 받아 집에서 직접 투약했다. 오씨는 2016년에도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마약 판매자를 만나 약물을 구입, 투여한 바 있다. 결국 오씨는 법원에서 징역 10월에 추징금 25만원을 선고받았다.

#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던 곽모(32)씨는 집에서 유튜브에 접속했다가 마약을 손에 넣게 됐다. 유튜브를 통해 만난 누리꾼과 미국에서 국제통상우편을 통해 대마 오일을 수입하기로 공모한 것이다. 익명의 이용자는 미국에서 대마를 국제 우편에 숨겨 곽씨에게 배송했고 이 같은 행위는 2차례 이어졌다. 곽씨에게는 징역2년6월과 집행유예 3년이 선고됐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마약을 사고파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3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1만명 선 이하였던 마약류사범 인원은 2015년 1만1916명으로 1만명을 넘겼고 이후 2016년 1만4214명, 지난해 1만4123명을 기록했다.

대검찰청은 “기존 마약 전과가 있는 마약류 사범 뿐만 아니라 마약을 접한 경험이 없던 일반인들도 인터넷·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이용해 국내외 공급자들과 쉽게 연락을 주고받으며 마약류를 소비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검찰청이 운영 중인 인터넷마약류범죄 모니터링 시스템 운영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삭제·차단 요청한 게시물과 사이트는 지난해 7890건으로 전년 1439건보다 448%나 급증했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에서는 마약을 지칭하는 은어가 계속 새롭게 등장하는데다, 익명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수사가 쉽지 않다.

실제 일부 SNS에 마약을 지칭하는 단어인 ‘작대기’나 ‘아이스’, ‘술’을 검색하면 해당 관련 물품을 판매한다는 내용의 글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같은 은어를 교묘히 바꿔 ‘시원한거’, ‘수울’로 둔갑시키기도 한다.
만약 메시지를 보내 구매 의사를 밝히면 연락처 대신 텔레그램과 같은 보안성 높은 메신저 아이디를 알려주기 때문에 판매자나 공급처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또 아예 일반 검색 엔진으로는 찾을 수 없는 ‘딥웹(Deep Web)’을 이용하거나, 현금 추적이 어렵게끔 가상화폐를 구매 수단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특정 계층, 특정 그룹만 마약을 접할 상황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마약을 사고 팔수 있는 매체 자체가 발달이 됐다. 익명성에 숨어 은어나 약어를 사용해서 채팅방 등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매체가 과거에 비해 증가했다”고 말했다.

당장 실현 가능한 대책으로는 마약의 위험성에 대한 캠페인 강화가 제시된다. 인터넷상에 마약 매매 정보가 난무하는 만큼 경각심을 강조해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단속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마약의 위험성을 알림과 동시에 공항이나 항만에 마약견 배치를 늘린다든가 무작위 검색대 수를 늘리는 등 공급에 대한 근본적 대책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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