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실패자의 현실 조언 “인생은 늘 지금부터”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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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일어나 걷는다/모토나가 도모히로 지음·권일영 옮김/220쪽·돌베개·1만2000원

스포츠를 소재로 한 영화나 소설은, 열에 아홉이 찬란한 성공을 그린다. 주인공이 역경과 좌절을 겪더라도 그건 훌륭한 선수로 활짝 꽃피기까지의 과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다르다. 프로야구단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으나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실패자들의 경험담을 담았다.

미즈오 요시타카는 대학 졸업 뒤 1990년 일본 프로야구팀 요코하마 다이요 웨일스에 1차 지명됐다. 팀은 그에게 계약금으로 당시 사상 최고액인 1억 엔을 지불했지만, 그는 16년 선수 생활 동안 7승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1999년 드래프트 1위를 기록한 ‘초대형 신인 타자’ 마토바 간이치도 마찬가지. 그는 프로 선수 생활 동안 24경기에 출전해 6개의 안타만을 기록했다.

촉망 받던 야구 선수로서는 ‘실패했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성적. 그러나 초라한 기록지가 이들 인생 자체의 실패를 뜻하는 건 아니다. 은퇴한 미즈오는 도쿄의 유명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셰프가 됐다. 마토바는 소프트뱅크사에서 정보기술(IT) 산업을 담당하는 비즈니스맨으로 자리 잡았다.

저자 또한 대학 시절까지 야구 선수였으나 졸업 뒤 꿈을 접어야 했다. 선수로서 좌절을 맛본 그는 출판사 편집자를 거쳐 야구 전문 작가가 됐다. ‘다시 일어나 걷는다’는 열정을 다 바친 결과가 실망스럽더라도, 그저 다시 일어나 걸으면 된다고 어깨를 다독인다. 저자가 여러 차례 강조하듯 “인생은 언제나 지금부터”이기 때문이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다시 일어나 걷는다#모토나가 도모히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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